문유현이 24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와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WINDOW-2 A조 4차전 종료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안준호(68)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은 24일 오후 3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WINDOW-2 A조 4차전 호주와 경기에서 75-98로 패배했다.
한국은 1쿼터 좋은 출발을 보이며 한때 리드를 잡는 등 19-19로 마감했다. 하지만 2쿼터 들어 3점슛 7방을 얻어맞으면서 순식간에 호주에 분위기를 넘겨주고 말았다. 전반을 22점 차 열세로 마친 한국은 3쿼터 들어 전열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여기에는 대표팀 막내 문유현도 힘을 보탰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문유현은 3쿼터 종료 4분 43초를 남긴 시점에서 코트에 투입됐다. 변준형(정관장)이 파울 트러블에 걸리면서 출전이 불가피했다. 출격 후 곧바로 공격을 시도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그는 외곽포로 득점을 올렸다. 이우석(현대모비스)의 코너 3점이 들어가지 않은 후 이승현(KCC)이 리바운드를 따내고 볼을 외곽으로 빼줬고, 신승민(한국가스공사)의 패스를 받은 문유현이 그대로 올라가 3점포를 꽂은 것이다.
이에 문유현은 4쿼터에도 빠지지 않고 그대로 출격했다. 패스 미스를 저지르는 실수도 나왔지만, 8분 10여 초를 남긴 시점에서 외곽에 있다가 드라이브인으로 돌파 후 플로터를 던져 득점을 올린 장면은 감탄을 자아냈다.
이날 문유현은 11분 6초를 뛰며 7득점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의 패배로 인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막내다운 패기와, 막내답지 않은 플레이가 돋보였다. 23점 차로 패배한 경기에서 문유현의 득실 마진은 -1에 불과했다.
문유현(오른쪽).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
안준호(58) 대표팀 감독은 호주전 종료 후 "문유현을 뽑기 전 대학리그 게임을 5번 봤고, 대학 감독이나 고려대와 붙었던 프로팀 감독에게 의견을 들었다. 평가가 엄청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며칠 되진 않았지만, 훈련을 시켜보니 예상한 것보다 스피드나 볼 핸들링, 투맨게임에서의 슛 등이 굉장히 좋다"면서 "아직 다듬어야 할 것이 많지만 '보석이 들어있는 광석'을 발견했다. 그 정도로 칭찬해주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양동근(현 현대모비스 코치)이나 카와무라 유키(멤피스) 등 대형 가드 자원처럼 될 수 있다고도 했다.
팀 동료 이현중(일라와라) 역시 "프로 레벨의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현이가 착하다보니 눈치를 봤는데, '넌 여기 막내로 들어온 게 아니라 대표팀으로 들어온 거다'고 말해줬다"면서 "연습하다 보면 속을 수 있다. 심성은 착한데 경기장에 들어가면 바뀐다. 어떤 유형으로 될 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문유현(오른쪽).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
3쿼터 투입 후 어떤 생각으로 뛰었을까. 문유현은 "막내로서 형들이 체력을 비축하도록 최선을 다해서, 죽을 힘을 다해 뛰는 게 목표여서 잘 수행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안 감독이나 이현중, 이승현 등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한 그는 "플로터 쏠 때 형들이 '게임 보는 줄 알았다'고 말해줬다"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는 "많이 아쉽다. 연습한 게 많은데, 다시 운 좋게 선발된다면 100%를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안 감독과 서동철(56) 코치의 칭찬은 문유현도 춤추게 했다. 그는 "감독, 코치님 얘기를 꼭 넣어달라"며 "내게 '정말 잘한다. 더 잘할 수 있다. 장래가 촉망하다'고 말씀해주셨다. 국가대표 감독님과 코치님이 나를 믿어주시니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배들과 사우나도 가고, 게임도 하면서 많은 추억을 쌓았다며 "잊지 못할 기억일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대학 최고의 선수인 문유현은 심심찮게 '얼리 엔트리'에 대한 소문이 나고 있다. 올 시즌에는 학교에 남았던 그는 어떤 판단을 하게 될까. 이에 대해 그는 "빨리 프로 가서 뛰고 싶다"면서도 "(얼리 드래프트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문유현(가운데).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