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그라운드로 나와 환호하고 있다. /사진=WBSC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대만 야구 대표팀은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4-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대만은 지난 2015년 시작된 프리미어12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앞서 한국이 우승한 초대 대회에 대만은 예선 탈락하며 전체 9위에 머물렀다. 이어 2019년에는 슈퍼 라운드에 진출했으나 5위에 머물렀지만, 3번째 대회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홈(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B조 조별예선에서 4승 1패를 거두며 슈퍼 라운드에 오른 대만은 베네수엘라에게 0-2로 패배했지만 미국을 8-2로 이겼고, 일본을 제외한 3팀이 1승 2패가 되면서 TQB(Team's Quality Balance) 룰에 따라 결승에 올랐다.
23일 일본전을 앞두고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대만은 이미 예고한 린위민 대신 천보칭을 선발투수로 내세우며 벌금까지 감수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제대로 통해 결승전에서 린위민은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여기에 5회 초 린쟈정의 솔로포 이후 천제시엔의 3점 홈런이 터지면서 경기는 대만 쪽으로 향했다.
이로써 대만은 주요 국제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2013년 단 한 번 1라운드를 통과했고, 올림픽에서는 1992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게 최고였다.
한국 선발 고영표가 13일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2회 6실점 후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한국은 이후 불펜진이 남은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4회 2점을 추가한 데 이어 7회에는 대타 나승엽(롯데)의 동점 솔로 홈런이 터지면서 3점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마지막 뒷심을 발휘하지 못해 끝내 패배했다.
6팀 중 2팀이 슈퍼리운드에 진출하는 가운데, 대만을 이기지 못한다면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했다. 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한국은 3승 2패를 거두고도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류중일(61) 대표팀 감독은 대회 종료 후 "이겨야 할 팀을 못 이겼다. 대만전을 이겨야 되는데 지면서 꼬였다"며 "WBC 때도 마찬가지고 이겨야 할 팀에 져버리니까 못 올라가는 거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번 프리미어12 전까지 프로 선수들이 출전한 대회에서 대만을 상대로 통산 26승 16패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2003년 삿포로 아시아야구선수권(2004 아테네 올림픽 예선) 4-5 패배, 2006 도하 아시안 게임 2-4 패배를 제외하면 충격적인 패배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1-2로 진 이후 한국은 대만을 상대로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2019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0-7 패),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예선(0-4 패)까지 내리 3연패를 당했고, 이번 대회를 포함하면 최근 6경기에서 2승 4패로 오히려 밀리고 있다.
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이 18일 오후 12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호주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최종전 종료 후 그라운드로 나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물론 이번 대회는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든 선수들은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WBC에서 연이어 결승에 올랐던 미국도 슈퍼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대만은 유망주들을 대거 해외에 진출시켰고,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무려 7명의 마이너리거가 출전했다. 류 감독도 "그런 선수들을 대회가 되면 다 부르니까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제 대만은 1승을 챙길 대상으로 볼 수 없게 됐다. 처절한 노력이 없는 한 한국은 '아시아 2등'조차도 위태롭게 됐다.
대만 선발 린위민이 13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한국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