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톡 튀는 '하얀 양복'도 배우 같은 '소감'도 직접 골랐다... 시상식 하나에도 이토록 진심인 MVP라니 [KBO 시상식 현장]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11.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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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 시상식이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렸다. MVP 김도영(KIA)이 시상식 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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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 시상식이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렸다. MVP 김도영, 신인상 김택연 등 각 부문 수상자들이 시상식 후 허구연 KBO 총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2024년 KBO MVP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직접 고른 톡 튀는 패션과 재치 있는 수상소감으로 시상식을 빛냈다.

김도영은 26일 오후 2시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101표 중 95표를 득표한 김도영은 득표율 94.06%로 MVP를 수상하면서 부상으로 The Kia EV9을 받게 됐다. 이뿐 아니라 장타율상, 득점상으로 2관왕에 오르며 상금도 총 600만 원을 수령하게 됐다.

올해 김도영은 KBO 리그 기록을 여러 차례 갈아치우며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4실패),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 OPS(출루율+장타율) 1.067을 기록하고 KIA의 7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자 역대 12번째 제패를 이끌었다.

김도영은 수상 소감으로 "KIA가 통합우승을 한 해에 이런 큰 상을 받아 더욱더 영광이다. 앞으로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 수 있도록 겸손한 자세로 운동하고, 항상 느낌표가 될 수 있게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평범하게 시작한 김도영의 수상 소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입단할 때는 정신이 없었고, 이렇게 유명해지리라 생각 못했다. 올 시즌 중반에 야구를 괜찮게 하면서 이런 선수들이 한국 야구를 이끌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에 보답하고자 야구장 안팎에서 더 이슈되는 행동들을 해왔다. 앞으로 나이를 먹어도 한국 야구가 발전할 수 있게 이끌어 나가고 싶다. 항상 겸손하게 야구하겠다"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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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 시상식이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렸다. 김도영(KIA)이 MVP 수상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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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 시상식이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렸다. MVP 김도영(KIA)이 시상식 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날 입은 하얀색 양복도 특별히 신경 써서 고른 것이었다. 김도영은 수상자 중 유일하게 하얀색 양복을 입고 와 수상자들 가운데서도 유독 눈에 띄었다. 시상식 후 만난 그는 "어린 나이이기도 하고 가장 큰 시상식이라고 들어서 남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었다. 다른 분들이 추천해 주셨는데 이게 예쁘다고 해서 직접 골랐다"며 "다음 시상식부터는 양복 톤이 확 어두워질 것 같다. 빨간색은 우리 팀 색깔이라 입고 싶지만, (양복으로는) 안 예뻐서 고민 중"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실제로 김도영은 뛰어난 기량뿐 아니라 팬들을 웃고 울리는 스타성으로 데뷔 때부터 큰 화제가 됐다. 지난해 김도영은 비 오는 날 자신의 SNS에 "그런 날 있잖아. 손에 우산은 있지만 비를 맞으며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고 싶은... 그런 날"이라는 감수성 담긴 문구를 올려 KBO 야구팬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김도영의 '그런 날'은 단순히 감수성 있는 멘트가 아니었다. 그는 "과거 '그런 날'이란 말을 한 적 있다. 내게도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 찬 날들이 있었다. 그럴 때 누군가 내게 '너를 믿어라, 나중에는 누군가가 너를 보면 위안을 얻을 것'이라고 해줬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 말처럼 '그런 날'들이 항상 떠오르는 분들이 '지금의 나'를 보며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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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 시상식이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렸다. 김도영이 놀란 토끼눈으로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또한 데뷔 첫해 한 KIA 팬이 만든 '도니살(도영아 니땀시 살어야)'이라는 유행어는 김도영을 상징하는 말이 됐다. 이 부분을 기억한 김도영은 "입단 전부터 지금까지 믿음으로 응원해 준 KIA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나도 팬분들 땜시 살았다"라고 팬들과 기쁨을 나눴다.

이에 김도영은 "수상 소감은 누나들과 상의해서 결정했다. 요즘 시상식이 많아서 배우분들의 인터뷰를 SNS로 많이 봤는데 그분들처럼 남들과 다르게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중에서도 배우 박보영의 인터뷰가 김도영의 마음을 끌었다. 최근 박보영은 시상식에서 "오랜 시간 밤을 맞이하고 계신 분들, 꼭 아침을 보시면 좋겠다"고 했다. 김도영은 "내가 조금 감성적이라 박보영 씨 인터뷰를 봤는데 울컥하면서 공감됐다"고 미소 지었다.

만장일치 수상 실패에도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만약 수상했다면 1982년 박철순(당시 OB 베어스) 이후 42년 만에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정후(당시 키움 히어로즈)가 2022시즌 기록한 97.2%(107표 중 104표) 이후 3번째로 높은 득표율이다.

김도영은 "사실 기대했다. 기자님들한테도 잘했는데"라고 웃으며 "그날(투표날) 기자 분들이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 같다. 다음 목표는 만장일치"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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