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나2' 스틸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
'모아나2'가 업그레이드된 볼거리로 화려하게 귀환, 올겨울 극장가 흥행을 정조준했다.
27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모아나2'는 지난 2017년 1편에 이어 8년 만에 돌아온 디즈니 신작. 전편은 국내에서 누적 관객 231만 명을 동원하고 전 세계 흥행 수익 6억 4300만 달러(한화 약 8981억 원)를 거두며 성공적인 론칭을 알렸었다.
디즈니 사상 최초로 폴리네시아(오세아니아 하위 지역, 태평양의 중남부에 산재하는 1000여 개의 작은 섬들의 총칭) 공주를 내세운 만큼 확실한 차별화를 자랑했던 '모아나'. 이는 태평양 제도 사람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오마주로 자연스럽게 신선한 매력을 쌓아올릴 수 있었다. 그들의 특성을 충실히 살린 덕에 전형적인 외형에서 벗어나고, 캐릭터성 뚜렷한 '모아나'(바다를 뜻하는 폴리네시아어)라는 이름이 탄생됐다. 이에 따라 능력도 전에 볼 수 없던 '바다와의 교감'으로 매끄럽게 이어지며 개성과 동시에 역동적인 비주얼 장착에 성공, 든든한 무기로 무장한 '오션 어드벤처' 장르가 나왔다.
곧 1편은 시즌제의 관건, '연속성'을 입증했다는 큰 성과를 달성했는데 2편은 그 명맥을 공고히 하며 속편 존재 이유를 증명했다. '형만 한 아우'로서, 치솟은 눈높이에 대한 숙제를 해결한 것.
전편의 스토리보드를 담당했던 데이브 데릭 주니어 감독이 새롭게 메가폰을 잡아 고유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2편만의 색깔을 냈다. '모아나2'는 그의 연출 데뷔작이다. 메인 배역 목소리 연기는 8년 전과 마찬가지로 배우 아우이 크라발호(모아나 역), 드웨인 존슨(마우이 역)이 그대로 맡아 청소년 혹은 성인으로 훌쩍 커버렸을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뜻밖의 감동 포인트를 지닌다. 더욱이 아우이 크라발호는 수 백명의 높은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모아나'로 데뷔, 이 시리즈이기에 초심을 새기며 열연의 깊이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모아나' 시리즈의 주된 서사가 미성숙한 청춘이 당차게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여정, 항해기이기에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아우이 크라발호와 싱크로율은 더욱 빛난다.
'모아나2' |
여기에 '폭풍의 신' 날로의 저주가 걸린 숨겨진 고대 섬 모투페투를 찾아야 하는 미션을 버무린 것으로 다른 재미를 꾀한 '모아나2'이다. 이 과정에서 모아나가 새롭게 팀을 꾸리고 오합지졸에서 막강한 드림팀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 '레벨 업'을 보여준다.
또 모아나뿐만 아니라 그의 팀원들, 코코넛 해적단 카카모라 군단, 그리고 의문의 새 캐릭터 마탕이까지 각자의 위치에 놓인 소명의식을 부단히 지키려는 모습도 찰나이지만 여운을 더한다. 이는 곧 '모아나2'의 미덕이라 할 수 있다. 대단한 영웅담을 강조하기보다 현실에 맞닿은 보편적인 정서를 관통해 '어른이'들마저 저격한다.
특히 모아나의 모험기엔 방향을 잃더라도 가다 보면 또 다른 길이 있으니 "헤매도 괜찮다"라는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가 기다리고 있다.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우리가 가지 못할 길은 없다"라는 용기를 심어주며 극장에 웅장한 분위기를 감돌게 한다.
비록 OST는 전편의 메인 테마곡 '하우 파 아윌 고'(How Far I'll Go)와 같이 중독성이 강하진 않지만, 서사의 진득함을 더하는 감동은 있다. 기존의 린 마누엘 미란다 음악감독이 빠지고 '모아나2'엔 그래미 어워즈 수상에 빛나는 아비가일 발로우와 에밀리 베어, 그리고 그래미 3회 수상자인 마크 맨시나 등이 뭉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