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정지인 감독, 퀴어 삭제 등 각색 이유 "대중적 방향 위해..비난 감수" [인터뷰①]

최혜진 기자 / 입력 : 2024.11.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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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정지인 감독과 배우 정은채 /사진=tvN
'정년이'의 정지인 감독이 원작과 다른 각색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7일 정지인 감독은 스타뉴스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지난 17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 연출 정지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윤정년(김태리 분)을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담은 작품.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날 정지인 감독은 '정년이' 연출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정지인 감독은 "현대의 많은 시청자에게는 생소한 장르인 여성 국극을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지 가장 고민이 많았다. 국극은 당시 관객들이 현실의 고단함을 잊을 수 있었던 최고의 오락거리 중 하나였다는 점을 생각하며, 우리 시청자들도 그에 못지않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무대의 커튼이 열리는 순간, 마치 놀이공원에 처음 입장하는 듯한 기대감과 흥분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소재가 다소 낯선 만큼, 이야기와 캐릭터들은 최대한 보편성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한 원작의 생생한 캐릭터들이 어떤 배우들을 만나야 더 큰 생동감을 가지고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하며 캐스팅에 많은 공을 들였다. 다행히 김태리를 비롯해 재능과 열정이 넘치는 배우들이 합류해 준 덕에 쉽지 않은 작품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정년이'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하지만 드라마화된 '정년이'에서는 원작에서 윤정년과 묘한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부용 캐릭터가 삭제됐다. 대신 드라마에서는 부용의 성격, 서사를 다른 여성 인물을 통해 그려내려 했다. 또한 1950년대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자신을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원작과는 달리 드라마에는 예술가적 성장 이야기에 더 포커스를 뒀다.

작품 종영 후 원작 팬들은 각색된 드라마 내용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지인 감독은 "가장 상징적이자 중요한 존재감을 가진 부용이 사라진 이상, 비난은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작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은 부족했다. 하지만 대중적인 방향을 위해서는 원작을 보지 않은 분들도 이해할 수 있게 각색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색이 쉽지는 않았다. 최대한 살릴 것을 살리되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며 "원작의 중요한 메시지를 쉽게 담아내지 못한 것은 나 역시 아쉬움이 남지만, 많은 시청자를 훌륭한 원작으로 이끄는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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