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뚫린 내야, 두산은 '야수 최대어'를 믿는다 "어떤 공에도 안 밀리는 컨택트 자신"... 주전 도약+신인왕 정조준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11.2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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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준순이 지난 25일 2024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야구 스타상을 수상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메이저리그(MLB) 출신으로 외국인 선수를 전원 물갈이했지만 뻥 뚫린 내야를 메우진 못하고 있다. '세대교체'를 외친 두산 베어스는 과거 명성을 떨친 '화수분 야구'를 되살리며 미래를 이끌 내야 자원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게 신인 박준순(18)이다.

이번 스토브리그 두산엔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 허경민(34)이 KT 위즈로 떠났고 골든글러브 출신 유격수 김재호(39)가 은퇴를 선언했다. 심지어 트레이드를 통해 불펜 투수 정철원과 함께 내야수 전민재(25)까지 잃었다.


이런 상황을 예상했을까. 두산은 2025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가장 먼저 야수를 지명했다.

1루는 양석환(33)이 굳게 지키고 있지만 유격수는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고 3루엔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이승엽 감독이 강승호(30)의 3루 변신을 시사한 가운데 2루수 자리의 가장 시선을 끄는 선수는 신인 박준순이다.

박준순은 지난 25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2024 퓨처스 스타대상(스타뉴스 주최·주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대한민국농구협회, 플레이어스, 골드볼파크, 스포츠토토 후원)' 시상식에서 야구 부문에서 스타상을 수상했다. 박준순은 트로피와 100만원 상당의 스포츠용품 교환권을 받았다.


올해 고교 대회에서 34경기에 출장해 타율 0.442(113타수 50안타), 5홈런 33타점 49득점 22도루 37사사구 7삼진, 출루율 0.569 장타율 0.681 OPS(출루율+장타율) 1.250의 성적을 올렸고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1라운드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계약금은 2억 6000만원으로 신인 야수에 대한 두산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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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순(오른쪽)이 2024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야구 스타상을 받고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수상자 선정위원회는 "공·수·주에서 평균 이상의 기량을 보여준 선수다. 콘택트 능력과 준수한 수비력, 도루가 가능한 주력을 갖췄다. 아마추어 선수답지 않은 변화구 대처 능력을 갖고 있다. 속구에 대한 반응과 밀어치는 능력도 좋다. 선구안도 뛰어나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거라 본다"며 "올해 고교 3학년 타자 중에서는 가장 괜찮았다. 유격수였다면 전체 1순위 라인에 올랐을 것이다. 안치홍(한화) 유형의 타격과 수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박준순은 "이렇게 성장할 수 있는 건 덕수고 정윤진 감독님 가르침 덕분이다. 앞으로 한국야구 더 빛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두산의 내야 구멍이 크게 뚫린 상황에서 무한 경쟁 체제에 돌입한다. 2루수로 주로 기용될 것이라고 예상되는 박준순의 잠재적 경쟁자는 3루수 변신을 시도할 강승호를 제외하더라도 이유찬(26), 박계범(28), 여동건(19) 등으로 누구하나 손쉬운 상대가 없다.

이유찬과 박계범은 2루수로 이미 500이닝 이상을 뛴 선수들이고 2024년 신인 여동건은 시즌 막판에야 1군 무대를 밟았지만 9경기에서 타율 0.400(10타수 4안타)을 기록하며 내년을 기대케하는 선수다.

그럼에도 확실한 주전 공백이 두 자리나 생겼다는 건 박준순에겐 더 없는 기회다. 두산은 16년 만에 1라운드에서 내야수를 선택했고 아직 한 시즌도 치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미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들에 비해 높은 고점을 기대케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박준순은 "팀 내야수들의 이탈이 많이 생겼다. 그 기회를 잡아서 최대한 빨리 1군에 얼굴 비추도록 몸을 만들고 있다"며 "전체적인 부분을 다 수정해서 갈고 닦으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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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4일 홈 최종전에서 시구자로 나선 박준순. /사진=두산 베어스
마이크만 잡으면 수줍어 지지만 누구보다 자신감이 넘친다. 박준순은 "이렇게 인터뷰하는 게 익숙지 않아서 수줍어하게 되는 것 같지만 타석에선 가장 자신 있게 한다"며 경쟁 체제에 대해서도 "같이 경쟁할 수 있어서 기분 좋고 설렌다.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 기대를 많이 해주신다는 것이니까 기분 좋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맞선임인 데뷔 1년 차그렇게 여동건에 대해서도 "경쟁하면서 서로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명의 베테랑이 사라진 상황이지만 박준순은 "수비에 대한 부담감은 별로 없다. 안정적으로 모든 타구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제 장점이다. 캠프에 가면 경쟁하면서 선배들께 배울 건 배우면서 경쟁하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롤 모델로 김재호를 뽑았다. 그 이유에 대해선 "여유로운 수비나 송구 능력을 닮고 싶다. 배울 수 있을 기회가 없어진 건 아쉽다"고 밝혔다.

"계속 말했다시피 어떤 공에도 밀리지 않는 컨택트 능력이 가장 자신 있다"는 그는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게 됐음에도 "구장은 딱히 안 따진다. 제가 거포형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라며 미소를 지었다.

목표는 순차적으로 있다. "일단 1군 캠프를 가게 된다면 시범경기 엔트리에 들고 그 후엔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게 목표"라며 "야수 신인왕으로 목표를 높게 잡고 가고 있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를 위해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이어갈 수 있는 체력을 강조했다. "비시즌 때 웨이트도 많이 하고 러닝도 많이 하면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으니 내년 시즌에 기대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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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순(왼쪽)이 이승엽 감독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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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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