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엔 사사키, 韓엔 김혜성' 美도 시선집중 "시애틀이 그를 원한다" 조명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11.28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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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이 26일 KBO 시상식에서 2루수 수비상을 수상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제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1년 전 시상식 현장에서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공언했던 김혜성은 시즌을 마친 뒤 빅리그 진출이 머지 않았음을 알렸고 미국 내에서도 이러한 김혜성의 행보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7일(한국시간) "KBO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김혜성이 26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곧 포스팅 될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포스팅은 25세 2루수가 메이저리그 FA 선수가 될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성은 이번 오프시즌에서 꾸준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유격수와 2루수로 모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이력이 있는 컨택트가 좋고 발도 빠른 희귀한 내야 자원이고 강정호와 김하성의 성공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레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례적인 점은 MLB닷컴이 최고 시속 165㎞를 뿌리는 괴물 사사키 로키(23·지바 롯데 마린스)와 나란히 담긴 사진을 메인 화면에 걸며 김혜성의 포스팅 임박 소식을 전했다는 것이다. 예상보다도 더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김혜성은 '2023 마구마구 리얼글러브 어워드' 현장에서 "내년 시즌을 잘 치른 뒤 (MLB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실력을 잘 키워서 떳떳하게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0.326 11홈런 75타점 90득점, 30도루 출루율 0.383, 장타율 0.458, OPS(출루율+장타율) 0.841로 빼어난 성적을 쓴 김혜성은 시즌을 마친 뒤 기초군사훈련까지 소화하며 미국 진출을 위한 완벽한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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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오른쪽)이 일본의 사사키 로키와 함께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메인을 장식했다. /사진=MLB.com 갈무리
지난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 현장에선 MLB 진출 임박 소식을 직접 전했다. 김혜성은 "이제 곧 하지 않을까. 지금은 구체적인 얘기는 안 했다. 미팅 때는 이런저런 팀에서 대화를 나눴다는 정도의 이야기만 했다"며 "신청하고 30일의 기간이 있기 때문에 미국 윈터 미팅을 중간에 껴서 곧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이 시상식에서 정규시즌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 능력을 발휘한 포지션별 선수에게 주어지는 KBO 수비상 2루수 부문의 주인공이 됐다. 각 구단 감독, 코치 9명, 단장 등 구단 당 11명씩 총 110명의 투표로 결정되는 투표 점수 75%와 수비 기록 점수 25%를 합산해 수상자가 결정되는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2년 연속 KBO리그 최고 2루수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MLB 진출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혜성 또한 ""야구를 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고 꼭 받았으면 했는데 작년에 이어 받게 돼 기쁘다"며 "공격은 혼자 나가지만 수비는 9명이 나가기에 혼자 하는 게 아니다. 같이 뛰어준 키움 선수들께 감사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데뷔 후 8시즌 통산 95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4 37홈런, 386타점, OPS 0.767의 성적을 거뒀다. 무엇보다 KBO 최고 2루 수비를 자랑한다는 점이 공인됐고 4년 연속 3할 타율, 7시즌 평균 30도루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MLB의 시선을 충분히 끌만한 요소다. MLB닷컴도 김혜성의 KBO리그 성적과 수상 이력을 소개했다.

지난 6월 김혜성은 세계적인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소속사인 CAA스포츠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미국 진출을 준비했다.

"이제 좀 실감이 난다"는 김혜성은 "기간이 다가오니까 엄청 많이 긴장된다. 거기서 운동하면서 몸도 만들고 지낼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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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사진=뉴시스
영어 공부에도 매진하고 있다. "(공부를) 하는데 안 는다"는 그는 "머리가... 야구 하길 잘한 것 같다. 아직은 (대화가) 불가능하고, 식당가서 음식 시킬 정도다. (오타니는 통역을 쓰지만) 그건 오타니고, 나는 영어를 잘해야 한다"고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시애틀 매리너스를 비롯해 여러 팀의 관심을 받는 김혜성이 곧 포스팅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애틀은 2루수 공백이 생긴 팀이고 김혜성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을 맺고 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호르헤 폴랑코가 타율 0.213 16홈런 45타점, 출루율 0.296, 장타율 0.355, OPS 0.651에 그쳤고 팀은 1200만 달러 연장 옵션을 거부해 주전 2루수 자리가 무주공산인 상황이다.

앞서 MLB닷컴은 "매리너스의 2번째 유망주인 콜 영은 지난 시즌 더블 A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아직 2루수 자리를 맡을 준비가 되지 않은 듯하다"며 "1월에 26세가 되는 김혜성은 KBO에서 7년 이상 타율 0.304, 출루율 0.364, 장타율 0.403을 기록했으며 6번이나 최소 25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김혜성은 타율 14위(0.224)를 기록하고 다른 어떤 구단보다 많은 삼진을 당한 시애틀 라인업의 역동성을 바꿀 수 있는 빠른 컨택트형 타자를 추가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MLB닷컴은 이날도 "시애틀 2루수는 올해 타율 0.209와 OPS 0.658, 삼진율 27.1%를 기록했다. 김혜성은 KBO 통산 3819타석에서 삼진율 16.3%를 마크했다"며 김혜성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자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혜성은 '무조건 미국 진출'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그는 계약 조건이 안 좋을 경우의 대책을 묻는 질문에 "다른 건 생각한 게 없다"며 "지금은 무조건 메이저리그를 가고 싶은 마음이고, 꿈꾸고 있기에 무조건 거기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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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왼쪽).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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