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 '곽도원 리스크'에 가슴앓이.."배우 사생활 체크할 것"(소방관) [종합]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4.11.2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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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 / 사진=(주)바이포엠 스튜디오
'소방관'의 연출을 맡은 곽경택 감독이 "앞으로 배우 사생활을 체크할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소방관'의 연출을 맡은 곽경택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 2001년 3월 4일 새벽 3시 47분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제동 다세대 주택에서 방화로 인해 발생한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작품이다.

영화를 4년 만에 선보이게 된 곽경택 감독은 그간 불안했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소방관'은 2020년 크랭크업 후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개봉하지 못하다가 약 4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이 가운데, 주연 배우 곽도원은 2022년 9월 제주시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소방관' 측은 개봉 전 공개되는 예고편, 스틸컷 등에서도 곽도원의 존재를 최소화했다.

곽 감독은 인터뷰 시작부터 주연 배우인 곽도원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영화를 여러 번 찍었지만 이렇게 발목에 족쇄가 채워진 느낌으로 조심스럽게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원인 제공자에 대한 원망이 든다. 모든 질문에도 예민하고 조심스럽긴 한데 (곽도원의) 분량에 있어서는 완전히 (편집을) 안 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원래 목적과는 다르게 비칠까 봐 배우가 영화 속에서 술을 먹는 장면의 클로즈업을 뺐다. 근데 액션, 리액션이 있는 장면에서 곽도원의 분량을 빼면 상대 배우의 분량도 빠지게 돼서 그건 싫더라. 형평성이 없어진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간 다른 감독님들은 출연 배우들의 논란이 생기면 같이 작업했던 배우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감싸줬는데, 그 마음도 이해하지만 저는 작품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고, 이 영화에는 곽도원 배우만 있는 게 아니라 배우, 스태프들이 함께한 작품이다. 제 마음을 정확히 이야기하고 선을 그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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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 / 사진=(주)바이포엠 스튜디오
다만, 곽경택 감독은 '소방관'의 개봉을 미뤄진 이유가 곽도원 때문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코로나19 팬데믹이 첫 번째였고, 곽도원 배우의 불미스러운 행동, 투자배급사가 바뀌는 등 여러 일이 있는 과정 속에서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꼭 곽도원 배우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곽도원 배우가 사고를 하고 싶어하고, 몸둘바 모를 정도로 죄송하다고 하긴 한다. 마음은 알겠지만, 지금은 자숙해야 할 때"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곽경택 감독은 촬영 후 개봉하기까지 4년간 가슴 앓이를 했다고. 그는 '소방관'이 개봉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상상했다면서 "(연예계에) 음주운전에 관한 이슈는 계속 나오는데 그때마다 곽도원 배우가 소환되니까 미치겠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슴 앓이 많이 했다. 근데 저보다 큰 손해를 보는 건 투자하시는 분들이다. 그분들은 무슨 죄가 있어서 손해를 봐야 하나. 적은 제작비가 아닌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게 감독으로서는 미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함께한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저는 시사회 당일에는 영화를 안 봤다. 근데 배우들이 너무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많이 몰입해서 나왔더라. 특이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적어도 내가 같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끼리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곽 감독은 '소방관'에 대해 "나를 겸손하게 만든 작품"이라고 밝혔다. 그는 "감독으로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건 두 번째다. 원래 작품이라는 게 자기 운이 있다. 이번에는 4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게 했고, 중간중간 저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그런 작품이다. '친구'라는 작품 이후에 '내가 좋은 작품만 찍으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주관적인 해석을 했던 모든 일이 많이 반성도 하게 됐고, 겸손하게 만든 것 같다. 그 사이에 나이도 들었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마동석 배우와 작업하다가 엎어진 작품이 있는데 그때 마 배우를 보고 많이 배웠다. 배우부터 스태프까지 철저한 스크리닝을 하더라. 다른 현장에서의 매너, 심지어 사생활까지 체크해서 캐스팅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이제 저도 그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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