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가운데)이 11월 30일 지인들과 함께 용인생명의 WKBL 홈경기를 찾아 응원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
배드민턴협회는 30일 경남 밀양의 아리나 호텔에서 파리 올림픽 포상식을 열었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마련한 행사로 2024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포상금을 전하는 자리였다.
그 시간 안세영은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 부산 BNK의 여자프로농구(WKBL) 경기 현장에 있어 충격을 던져준다.
이날 배드민턴협회는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안세영에게 1억원의 포상금을 전했다.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 김원호(삼성생명), 정나은(화순군청)은 각 5000만 원을 받았다.
안세영(오른쪽)이 11월 30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 부산 BNK의 여자프로농구(WKBL) 경기 현장을 찾은 장면이 중계화면에 포착됐다. /사진=KBSN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
같은 삼성생명 소속이라고는 하지만 이날은 시투 등 공식적인 행사 없이 개인적으로 편한 차림으로 경기장을 찾았다고 알려진다. 중계방송을 통해서도 안세영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계진에서도 안세영이 카메라에 잡히자 "안세영이 셔틀콕 시구를 한 뒤 또 경기장을 찾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공식 시투는 지난달 1일 하나은행과 경기 때 진행됐고 당시 안세영은 농구공이 아닌 셔틀콕을 림에 넣는 독특한 시투를 해 화제를 모았다. 공식적인 행사를 위해 방문한 것은 아니지만 대중들 앞에 손쉽게 노출될 수 있는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건 여전히 협회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나타냈다고도 해석할 여지가 있다.
안세영이 빠진 자리는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이 메웠다. 김택규 협회장으로부터 1억원의 포상금이 적힌 상패를 건네받았다.
안세영을 대신해 참석한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오른쪽)과 상금을 건네고 있는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사진=뉴시스 |
안세영이 여전히 협회 및 김택규 회장 등과 불편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안세영은 지난 8월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직후 작심한 듯 마음에 쌓아뒀던 불만을 터뜨렸다.
협회의 부상 관리 및 납득할 수 없는 비효율적 운영 등을 지적했고 이러한 이유들을 들어 이후엔 대표팀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나서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문제가 공론화됐고 협회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고 안세영이 지적한 대표팀 관리와 각종 운영상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는 협회가 보조금법을 위반하고 셔틀콕 등의 후원 물품을 부당하게 배부한 정황을 확인해 지난 10월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지난달 29일 검찰은 협회와 김택규 회장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진행할 정도로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다.
안세영이 지난 8월 올림픽 이후 귀국해 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지난달엔 경사도 있었다. 중국 선전의 선전아레나에서 열린 2024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중국 마스터스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28위 가오 팡지예(중국)를 완파하며 올림픽 이후 첫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BWF 홈페이지에 따르면 안세영은 우승 후 "우승을 하게 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 우승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며 "내 게임 계획대로 플레이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올림픽 이후 일련의 상황들이 배드민턴에 대한 안세영의 생각을 바꿨는지 묻는 질문에 안세영은 "저는 운동선수로서 목표와 운동선수가 해야 할 일들을 진지하게 깨달았다"며 "다시 일어나고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이 좋은 결과를 이뤄냈으니 이제 운동선수로서 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무엇을 더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은 대부분 안세영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협회는 "오래 이어진 일부 잘못된 제도와 규정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중"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중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단 포상식에 참석한 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