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사진=SSG 랜더스 제공 |
김광현은 지난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처음이라 많이 부담된다. 하지만 감독님, 코치님, 프론트, 선후배 그리고 팬여러분과 잘 소통하는 그런 주장이 되겠다. 팀에 대한 어떠한 질책도 달게 받겠다. 성적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 랜더스 파이팅"이라고 자신이 2025시즌 SSG의 새 주장이 됐음을 알렸다.
SSG 구단에서는 김원형(52) 전 감독 이후 17년 만에 나온 투수 주장이자, 선발 투수로는 김광현이 최초다. SS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고참 선수가 모두 동의한 인선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최근 고참 선수들과 만나 주장직을 비롯해 2025시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투수 쪽 대표로 김광현이 뽑혔다. 사실 투수가 선수단 주장을 맡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특히 등판 당일 루틴이 까다롭고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발 투수의 경우, 선수단 이곳저곳을 살펴야 하는 주장직을 수행하기가 어렵다. SSG에서는 김광현이 최초, 타 구단을 둘러봐도 양현종(36·KIA 타이거즈) 등 선발 투수가 주장을 한 예가 많이 없었던 이유다.
더욱이 올해 김광현은 큰 부상이 없었음에도 31경기 12승 10패 평균자책점 4.93, 162⅓이닝 154탈삼진으로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2022시즌 복귀 후 꾸준한 하락세에 힘들어했지만, 기꺼이 주장직을 받아들였다.
2007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입단 후 18시즌 동안 SSG에서만 머물며 선수단을 그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던 김광현이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김광현은 선수들뿐 아니라 감독, 코치, 프론트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선수 중 하나였다. 여러 선배들을 통해 리더가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지 배웠고, 실천해온 선수였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에서 복귀 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오키나와 미니 캠프다. 김광현은 매년 스프링캠프 전 자비를 들여 투수 유망주들을 데리고 일본 오키나와로 가 시즌을 준비했다. 여기서도 구단 관계자들과 소통이 빛났다. 함께 갈 선수를 지원받으면서도 구단 트레이너, 퓨처스리그 직원, 코치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며 결정했다.
이로써 SSG는 추신수(42)의 은퇴 후 비어있던 주장직을 빠르게 메웠다. SSG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김광현 선수가 잘할 것 같다. 이미 팀 내 구심점 역할을 잘하고 있고 감독님께도 할 말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