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크 스넬이 4일(한국시간) LA 다저스 입단식에서 유니폼을 입고 미소짓고 있다. /AFPBBNews=뉴스1 |
LA 다저스는 4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다저 스타디움에서 스넬의 입단식을 열었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FA 재수를 선택했던 스넬은 지난달 26일 다저스와 5년 1억 8200만 달러(약 2573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5200만 달러(약 735억 원)에 매년 1300만 달러(약 184억 원)씩 6500만 달러(약 919억 원)는 계약 기간 이후 받는 지급 유예 조항이 들어간 계약으로 스넬은 다저스에 합류하기 위해 기꺼이 감수했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2번으로 탬파베이 레이스에 입단한 스넬은 2016년 빅리그 데뷔 후 통산 211경기 76승 58패 평균자책점 3.19, 1096⅔이닝 1368이닝을 기록했다.
한 해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것도 두 차례에 불과하고 2점대 이하 시즌을 보낸 것도 2018년과 2023년이 전부지만, 이 두 시즌 퍼포먼스가 압권이었다. 탬파베이 시절인 2018년에는 21승 5패 평균자책점 1.89, 180⅔이닝 221탈삼진으로 생애 첫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2021년 내셔널리그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되고 나서는 2023년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5, 180이닝 234탈삼진으로 두 번째 사이영상을 받아 메이저리그 역대 7번째로 양대 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단일 시즌 130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도 사이영상 시즌 두 차례에 불과했기에 지난해 FA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고 난 뒤에야 샌프란시스코와 옵트아웃 조항이 있는 2년 6200만 달러(약 876억 원)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게 대박이 났다.
LA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왼쪽)이 4일(한국시간) 블레이크 스넬의 입단식에서 미소짓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스넬은 사타구니 부상 등으로 6월까지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7월 부상에서 복귀한 뒤 노히트노런을 포함해 14경기 평균자책점 1.23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했다. 부진한 가운데서도 다저스에 여전히 강한 천적으로서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 점이 다저스 프런트의 눈길을 끌었다. 스넬의 다저스 상대 통산 성적은 14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2.62, 피안타율 0.173이었다.
이날 입단식에서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은 "우리는 스넬을 이길 수 없었기 때문에 그를 영입했다"는 짧고 굵은 한 마디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스넬도 "다저스로 가는 건 정말 쉬운 선택이었다. 그들이 만든 팀과 성과를 보면 그 팀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상대 팀에서 봤을 때 다저스는 정말 어려운 상대였다. 첫 세 명(오타니,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만 봐도 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이 날 위해 타석에 들어설 것이기 때문에 무척 흥분된다"고 기대감을 한껏 표현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내년 투수로 복귀하는 오타니까지 더해 사이영상 후보로만 1~3선발로 채운 막강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게 됐다. 올해 다저스는 쟁쟁하다고 평가받던 선발 투수들이 시즌 중 무려 8명이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로테이션 관리에 실패하면서 이번 포스트시즌에도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원투펀치를 이뤘던 야마모토 요시노부(26)와 타일러 글래스노우(31)는 각각 부상과 적응 등의 이유로 16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야마모토는 7승 2패 평균자책점 3.00, 90이닝 105탈삼진, 글래스노우는 9승 6패 평균자책점 3.49, 134이닝 168탈삼진이었다.
다행히 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올해는 타자에만 전념했던 오타니가 선발 투수로 돌아오지만, 복귀하자마자 기존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없기에 스넬의 합류는 천군만마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