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가 맛 칼럼 '음식지도 강원의 맛'을 김민희 요리연구가와 함께 진행한다. 김민희 연구가는 아리부엌양조 대표이자 정선맛연구회 회장이다. 연재되는 칼럼의 내용은 저자의 의견임을 밝힌다.( 편집자주) |
사진제공=김민희 아리부엌양조 대표 |
' 추위를 녹여주는 고향같은 음식, 콩비지장 '
콩은'밭에서 나는 소고기'라고 불릴 정도로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곡물이다. 콩이 주원료인 두부는 콩의 영양가를 거의 그대로 유지한 식품으로 어떤 음식에도 잘 어울리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정에서 직접 두부를 만들었다. 두부를 만들다보면 마지막에 콩 찌꺼기가 남는데 이것을 비지라고 부른다. 이 비지를 그냥 버리지 않고 떡이나 부침, 또는 찌개로 끓여 먹었다. 그러나 비지는 콩의 단백질과 지방이 대부분 빠져나간 상태여서 영양가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 식량이 귀한 시절에는 영양 섭취보다는 포만감을 얻기 위해 사람들이 비지음식을 즐겨 해먹었다고 한다.
사진제공=김민희 아리부엌양조 대표 |
그런 경험 때문인지 우리 속담에"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있다. 값이 싸 쓸모없거나 품질이 나쁜 물건을 의미하는 말로 주로 쓰이는데, 이를 반박하는 설도 있다. 옛날 충북 제천의 박달재에 주막이 하나 있었는데 어느 날 주모가 손님에게 무언가를 싸서 은밀히 주는 것을 본 한 선비가 주모에게 물었다. "아까 싸준 게 뭐요?"했더니"싼 게 비지떡이요" 라고 한데서 이 속담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포장의 뜻을 가진'싸다'가'저렴하다'는 의미의 말로 와전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비지의 생성 과정과 음식 활용면에 비춰볼 때 이 이야기를 정설로 보는 사람들은 드물 것 같다.
사실 콩 비지는 오래 전부터 허기를 채우는 음식으로 활용돼 왔다. 반면에 오늘날에 와서는 대부분의 성분이 섬유질이고 칼로리가 적기 때문에 현대인들의 다이어트식으로 환영받고 있다. 가정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는 비지음식으로는 비지장(찌개)이 있다. 비지에 돼지고기를 넣어 끓여주면 콩의 영양가를 대신해주며 맛도 좋아 한 끼 식사로 모자람이 없다. 간혹 10대 연령층의 아이들이 비지장과 청국장을 혼돈하기도 하는데 원재료는 같은 콩이지만 청국장은 메주, 비지장은 두부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만든다고 설명하면 될 것 같다.
김민희 아리부엌양조 대표는 "비지장은 재료가 가진 특유의 구수하고 부드러운 맛 때문에 한 번 맛을 보면 계속해서 찾게 되는 중독성을 가졌다 "며 "특히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먹기 딱 좋은 음식"이라고 추천했다.
◈ 콩비지장 레시피
사진제공=김민희 아리부엌양조 대표 |
<재료>
콩비지 1컵, 돼지고기 1/2컵,
배추김치 1줄기, 고춧가루 1/2T, 파 1/2대, 다진 마늘 1/2T, 물 2컵,
들기름(참기름) 1T, 소금 약간
<만들기>
1. 돼지고기는 적당한 크기로 썰고, 파, 배추김치는 씻어서 송송 썰어 넣는다.
2. 냄비에 들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볶다가 돼지고기를 넣고 김치가 투명해질 때까지 볶아준다.
3. 2번 순서가 끝나면 비지와 물을 넣고 끓인다.
4. 어느 정도 끓으면 파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