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 /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
곽경택 감독은 12일 공식 입장을 통해 "최근에 저희 영화 '소방관'이 관객분들을 만나기까지는 참으로 많은 곡절과 사연이 있었다. 코로나19와 배우 음주, 그리고 이번에는 개봉 전날 비상계엄까지. 지난 12월3일의 밤을 생각하면 솔직히 저도 아직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천만 다행히도 영화 '소방관'이 많은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그 불안감은 제 온몸을 감싸고 있다"면서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심정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경택 감독은 "저의 가족 구성원 중 막내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당론에 따라 탄핵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인해, 영화 '소방관'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24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는 190명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4시27분께 비상계엄을 해제하고 군을 철수시켰다.
이에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졌으나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하면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됐고, 이에 국민들은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다.
곽경택 감독은 "저 또한 단체로 투표조차 참여하지 않았던 국회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분노한 건 마찬가지"라며 "솔직히 저는 대한민국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전 세계에 창피를 준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탄핵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과거에도 정치적 혼돈의 시기를 모든 국민들이 힘을 모아 함께 슬기롭게 헤쳐 나왔고 2024년 말의 어려운 시기 또한 잘 극복할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내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나 책으로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다. 지난 4일 개봉해 개봉 8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곽경택 감독은 영화 '친구'(2001), '극비수사'(2015),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2019) 감독 및 '암수살인' 제작을 맡았고, 봉준호 감독 작품 '기생충'을 제작한 곽신애 대표와 남매지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