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WBC 우승 후 기념촬영을 하는 사사키(오른쪽)와 다르빗슈. /사진=사사키 로키 SNS 갈무리 |
일본 매체 산케이 스포츠는 14일, 미국 디 애슬레틱을 인용해 "다르빗슈 유가 포스팅을 신청한 사사키와 미팅에 참석할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사사키는 꾸준히 빅리그 진출 의사를 밝혔지만 번번이 팀의 허락을 받지 못했다. 25세 미만의 일본 선수가 미국 무대에 진출할 시, 마이너리그 계약만 맺을 수 있어 많은 돈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올 시즌 종료 후 지바 롯데 마린스가 포스팅을 허가했고, 지난 10일 공식적으로 공시되면서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게 됐다.
이에 미국 현지에서 사사키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를 영입하는 팀은 많은 돈을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국제 아마추어 계약 규정에 따라 계약금이 700만 달러(약 100억원)로 제한되고, 3년간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을 받아야 한다.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거의 대부분의 빅리그 팀들이 사사키 영입전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이미 몇몇 팀들은 사사키의 에이전트인 조엘 울프에게 프레젠테이션(PT)을 보냈다고 한다. 시카고 컵스의 경우 현재 뛰고 있는 일본인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30)와 투수 이마나가 쇼타(31)의 사례를 들어 설득했다고 한다. 또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나 LA 다저스 등도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 사사키 로키(왼쪽 2번째). 그의 뒤로 다르빗슈 유가 있다. /AFPBBNews=뉴스1 |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정착한 다르빗슈의 존재가 사사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다르빗슈 본인도 "사사키가 샌디에이고에 오는 건 좋은 일이다. 선수 본인에게도 괜찮을 것이다"고 말했다. 설득 역할에 대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지만, 만약 미팅에 참석해달라고 하면 기꺼이 나설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본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울프는 "스몰마켓 팀이 사사키에게 더 낫다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아직 그는 미디어와 친하지 못하다"고 말했는데,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대도시권 팀은 극성 언론들에게 시달릴 수 있어서 아직 경험이 부족한 사사키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었다.
이에 시애틀 매리너스가 스즈키 이치로(50)를 앞세워 영입전에 뛰어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미국 매체 시애틀 타임스는 "시애틀이 사사키를 영입하는 데 있어 이치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구단 특별 보좌역을 맡고 있는 그가 설득에 나서리라는 전망이었다.
스즈키 이치로. /AFPBBNews=뉴스1 |
평균 시속 159㎞, 최고 165㎞의 빠른 직구와 최고 149㎞의 고속 포크볼을 자랑하는 사사키는 빅리그에 도전할 유망주로 관심을 모았다. 2019년 일본프로야구(NPB)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지바 롯데 마린스에 지명을 받은 후 통산 64경기에서 29승 15패 평균자책점 2.10의 성적을 올렸다.
사사키는 지난 2022년 4월 10일 오릭스 버펄로스와 경기에서는 9이닝 동안 1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퍼펙트게임을 달성해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해 129⅓이닝에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의 성적을 올린 그는 올해 18경기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5로 시즌을 마쳤다. 사실상의 쇼케이스였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2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3.52로 활약,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다.
사사키 로키.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