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레이크 이원석 /사진=미스틱스토리 |
데이브레이크 /사진=미스틱스토리 |
보이 밴드 데이브레이크(Daybreak)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데뷔 17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프로듀서와 작업한 것. 새 앨범명을 '세미콜론(SEMICOLON)'으로 정한 것 역시 이와 일맥상통한다.
데이브레이크(이원석, 김선일, 김장원, 정유종)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새 미니앨범 '세미콜론'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미콜론'은 '함께 해온 어제와 다가올 내일을 잇는 SEMICOLON'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신보로 이원석이 전곡의 작사를 맡았다. 또한 다양한 아티스트 앨범 작업에 참여한 스페이스카우보이(SPACECOWBOY)와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킨 모노트리의 대표 프로듀서 황현 등 화려한 프로듀서진이 대거 참여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머무르고 싶지 않아"..데뷔 첫 외부 프로듀서와 작업한 이유
데이브레이크 /사진=미스틱스토리 |
이원석과 정유종은 "오랜만에 발매하는 새 앨범이라서 잘됐으면 좋겠다. 심혈을 기울여서 작업했다. 그동안 우리끼리만 작업을 많이 해왔었는데 이번에는 새 프로듀서랑 같이 작업해서 신선했다. 우리의 색깔이 잘 나와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선일은 "앨범을 발매한지 오래 돼서 '이제 진짜로 팬분들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드릴 수 있겠구나'라는 마음에 설렜다. 자체 프로듀싱으로 작업하다가 처음으로 프로듀싱을 맡겼는데 개인적으로는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 김장원은 "걱정반 기대반이다. 외부에서 온전하게 곡을 받아서 작업하는 건 정말 처음 있는 일이어서 기대가 많이 된다. 너무 좋은 곡들이 나왔고 우리도 열심히 녹음하고 작업에 임했다. 그동안 밝고 경쾌한 곡들이 많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마이너한 곡을 해봤다. 지금 계절과도 잘 부합하지 않나 싶어서 기대 많이 해주시고 들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멤버들이 언급했듯이 데이브레이크는 '세미콜론'을 통해 지난 2007년 데뷔 후 처음으로 외부 프로듀서와 협업하면서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타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적은 있지만, '세미콜론'처럼 곡 자체를 선택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멤버가 아닌 제3자와 함께 작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원석은 "우리 자체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충분히 자신감도 있었고 그걸 해냈을 때 찾아오는 희열도 컸을 뿐만 아니라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이유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지금 그 마음이 변했다는 건 아니다"라며 데뷔 후 지금까지 외부 프로듀서랑 협업하지 않았던 이유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데이브레이크 김선일 /사진=미스틱스토리 |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떤 이유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 외부 프로듀서와 작업하게 된 걸까. 이원석은 "데이브레이크가 결성된지도 오래 됐고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새롭게 어딘가로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그런 차원에서 음악적으로 수혈을 받고 좋은 방향으로 가려면 외부 뮤지션들과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과거 싱글을 통해 윤상, 헤이즈, 루시 등과 협업했었는데 그때 갖는 시너지가 얼만큼 대단한지 느꼈기에 이번에도 그 방식을 가져와보기로 결심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파트별로 느끼는 바가 다를 것 같아요. 저는 노래가 갖는 멜로디의 뉘앙스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멜로디의 길을 가면서, 제가 부르는 것과도 달라서 재밌더라고요. 앞으로 음악을 만들어가는데 시야가 확 열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원석)
"저는 편곡적인 방향성으로 트랙들을 보면서 '우리 넷이 작업했으면 여기서 이렇게 편곡했을 것 같은데 이거 되게 새롭네? 우리가 잘 안 쓰던 소린데?'라고 생각하면서 시야가 조금 넓어진 것 같아요. '좋은 것들은 취하고 나쁜 건 버려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나쁜 건 별로 없었어요. 좋았던 기억들을 가지고 좋은 것들을 도모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많은 아이디어를 배웠어요." (김장원)
◆ '밴드 붐'을 이끈 '밴드 선두주자' 데이브레이크.."과거와 느낌 사뭇 달라"
데이브레이크 김장원 /사진=미스틱스토리 |
현재 K팝은 밴드 열풍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국내외 음원 차트는 물론, 각종 페스티벌과 대학 축제 등에서 밴드 음악이 주목을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K밴드를 향한 사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엔터테인먼트에서도 신인 밴드 론칭을 위해 오디션을 개최하는가 하면, 밴드 음악이 역주행을 하면서 데이브레이크의 컴백에도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데이브레이크도 이같은 현상을 인지하고 있었다. 김선일은 밴드붐에 대해 "엄청 체감하고 있다. 너무 반갑다"면서 "밴드붐은 주기적으로 오는 것 같은데 현재의 반응은 과거와 사뭇 느낌이 다른 것 같다. 관객들의 반응도, 주변에서도 밴드 이야기를 했을 때의 느낌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사실 밴드붐이 불기까지 데이브레이크의 기여도도 적진 않다. 17년이 지났음에도 수많은 히트곡은 물론, 팬들에게 한결같은 사랑을 받으며 밴드 음악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길만 걸어왔기 때문.
이원석은 "데이브레이크 결성 당시 '밴드해서 먹고 살 수가 있겠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 개인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상식적으로 솔로 가수가 공연을 했을 때 벌어들이는 수익이 100이라고 한다면, 네다섯명이 하면 20을 벌지 않나. 그럼 솔로 가수보다 5배 이상을 해야 비슷한 삶을 살 수 있기에 말이 되나 싶었다. 옛날엔 공연, 방송을 해도 밴드 세팅이 많이 없었다. 그냥 MR로 해야 했었는데 약 2010년도부터 밴드 음악이 조금씩 활성화되면서 우리가 설 수 있는 무대들이 많아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데이브레이크 정유종 /사진=미스틱스토리 |
이어 그는 "우리뿐 아니라 어딘가에서 열심히 활동했던 밴드들이 건강하게 음악을 잘 만들어왔던 토대가 요즘 들어서 만개하는 거 아닌가 싶다. 예전엔 베이스가 뭔지, 일렉이 뭔지도 몰랐던 시대였는데 요즘은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같이 합주도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훨씬 더 가까워졌구나' 싶다. 계속 이렇게 다 같이 올라갔으면 좋겠다. 이렇게 만개하다가 시들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또 그 안에서 우리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라며 남다른 밴드 사랑을 자랑했다.
정유종은 새 앨범을 통해 어떤 성과를 얻고 싶은지 묻자 "음원이 조금 높은 순위에서 오래 들려졌으면 좋겠다. 꼭 높은 순위에 올라가기 보다는 이 노래를 오래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플레이리스트에 우리 신곡이 오래 들어가있으면 좋겠다. 우린 앞으로도 계속 공연을 하니까 '가서 라이브를 들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면 그게 가장 좋은 성적이면서도 좋을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김장원은 "70세, 80세까지 늙어서도 같은 멤버로 쭉 라이브를 할 수 있는 밴드는 드물지 않나. 물론 몇몇 선배님이 계시지만, 우리도 오랫동안 교체 없이 건강이 허락하는 선에서 무대에 오르는 밴드가 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 이원석에게 동안의 비결을 묻다.."공연 안 하면 확실히 늙어"
데이브레이크 이원석 /사진=미스틱스토리 |
이원석은 믿기지 않을 정도의 동안 비주얼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공개했다. 지난 2007년 9월 데뷔한 데이브레이크는 올해 2월 데뷔 6000일을 맞이했다. 특히 약 1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팬들에게 귀호강을 안긴 데이브레이크의 보컬 이원석과 베이스 김선일은 1975년생으로 올해 나이 49세다. 약 보름이 지나면 50세가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철저한 자기 관리로 50대 진입이라고 보이지 않는 동안 미모를 보유하고 있다.
이원석 역시 자신의 나이를 믿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가 50이라니. 신기하다"면서 "한번도 나이를 의식하고 산 적이 없었는데 앞자리가 바뀌는 건 신기하더라. 남은 인생이 앞으로 살아온 것보다 확실히 덜 남았다. 내가 100세 이상으로 살 자신은 없다.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너무 빨리 지나갔다. 앞으로 시간이 얼마일지 모르겠지만 '찐하게 살아야겠다' 싶다. 무의미하게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 앨범을 만들때, 가사 쓸 때, 공연할 때 등 매 순간 그냥그냥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원석 표 동안 비결은 무엇일까. "글쎄요"라고 말문을 연 이원석은 "그냥 좋은 거 먹고 운동한다. 확실히 공연을 하면 좋은 것 같다. 공연을 안 하면 확실히 늙어간다. 아무래도 무대에 서는 사람이라서 운동 등 건강 관리를 하게 되는 것 같다. 공연했을 때 관객들과 서로 교감하고 나누는 에너지가 너무 좋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결정적으로 내가 술을 별로 안 좋아한다. 술을 안 마시는 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닌가 싶다"라며 웃었다.
데이브레이크의 새 미니앨범 '세미콜론'은 10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