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전혀 무섭지 않았죠" 누구보다 韓 사랑하는 LG 역대급 외인의 감동 행보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12.1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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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이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OB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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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지난 4일 새벽 무장 계엄군이 국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LG 트윈스 역대급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1)이 태평양을 건너와 직접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오스틴은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국인 선수로 직접 시상식을 찾은 건 오스틴이 유일했다. 일반적으로 KBO 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은 시즌 일정을 마치면 고국으로 향해 휴식기를 보낸다. 이에 외국인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경우, 코칭스태프나 팀 동료가 대리 수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스틴은 달랐다. 미국에서 비시즌을 보내다가 시상식 참석을 위해 직접 한국을 찾은 것이다. 2019년 조시 린드블럼(당시 두산 베어스) 이후 5년 만에 외국인 선수로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깜짝 참석한 오스틴. 앞서 오스틴은 LG 구단을 통해 "골든글러브 수상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보내주신 우리 LG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한국에 가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는데 올해도 받게 된다면 2년 연속 수상이라는 의미가 있고, 큰 영광이다. 그래서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을 찾기로 했다"며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지난해 LG에 입단한 오스틴은 이제 트윈스 군단의 살아있는 역사로 거듭나고 있다. 올 시즌 오스틴은 14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9(527타수 168안타) 32홈런 2루타 32개, 3루타 3개, 132타점 99득점 12도루(8실패) 61볼넷 82삼진 장타율 0.537 출루율 0.384 OPS(출루율+장타율) 0.957의 성적을 올렸다. 득점권 타율은 0.329. 올해 LG 구단 역사상 최초로 타점왕에 등극했으며, LG 유니폼을 온전히 한 시즌 입은 외국인 타자로 최초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기도 했다.


오스틴은 시상식이 열리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진짜 시상식만 보고 다시 미국으로 떠난다"며 환하게 웃었다. 실제로 오스틴은 지난 12일 입국해 13일 시상식에 참석한 뒤 14일 다시 미국으로 출국했다. 여러모로 시상식 참석이 쉽지 않았을 터. 오스틴은 "아내 사라에게 가도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흔쾌히 괜찮다고 하더라.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올 수 있었다. 또 올해 초에 팬들과 했던 약속이 있었다. 그 약속을 꼭 지키고 싶어 꼭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오스틴은 지난해 LG 외국인 선수 최초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러나 연말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한 채 지난 3월 초 시범경기를 앞두고 골든글러브 트로피를 직접 받았다. 올해는 달랐다. 오스틴은 2시즌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이라는 영광과 함께 직접 시상식에 참석하며 팬들과 약속까지 지켰다. 오스틴은 유효표 총 288표 중 193표(67.0%)를 획득하며 2위 '홈런왕'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83표)을 제치고 황금장갑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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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왼쪽)이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OB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박동원 딸(가운데)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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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왼쪽)이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OB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오지환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오스틴은 수상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2년 연속 수상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고 감사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데이비슨을 향해 "정말 좋은 선수다. 이번에 후보로 같이 경쟁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어떤 상을 받더라도 의심하지 않을 정도로 정말 잘하는 선수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오스틴이 한국을 찾기 전, 정국은 12·3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요동쳤다. 이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오스틴은 이에 관한 질문에 "전혀 무섭지 않았다"고 답했다. 오스틴은 한국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외국인 타자다. 그는 2024시즌 도중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가장 큰 장점은 치안이다. 제가 미국에 살 때처럼 자정께 나갔을 때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정말 좋다. 밤이나 새벽에 나가 걸어 다녀도 안전하다고 느낄 정도다. 아내, 아들도 한국이 매우 안전하다고 느낀다. 또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도 매우 편리(콜택시, 요금 지불 방법 등)하다. 단 문제는 길이 너무 막힌다는 것"이라면서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LG는 당연히 오스틴과 2025시즌에 함께하기로 합의했다. 총액 17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12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를 안기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오스틴은 "LG에서 좋은 선수로 현역 생활을 마치는 게 목표다. 저의 다리가 부러질 때까지 열심히 선수로 뛰면서 LG에서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지며 내년 시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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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오스틴의 아내 사라와 아들 댈러스 딘, 그리고 오스틴. /사진=오스틴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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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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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이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OB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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