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진짜 우연인가, 샐러리캡 발표 '1→2→3→4위' 전부 가을야구 갔다니... 그래도 LG "2년 연속 초과는 없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12.1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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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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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 모습.
어쩌면 LG 트윈스는 샐러리캡(경쟁균형세·선수 지급 금액 상한액)을 한 번 초과하면서 숙원이었던 29년 만의 통합 우승과 맞바꿨을지 모른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24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의 합계 금액을 발표한 가운데, 역시 많이 투자한 팀들이 대부분 좋은 성적을 거뒀다.

KBO가 18일 공개한 올해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의 합계 금액에 따르면 1위는 LG 트윈스였다. LG는 상위 40명의 합계 금액이 138억 5616만원에 달했다. 경쟁균형세 상한액 대비 24억 2978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이었다.


경쟁균형세 상한액을 초과하는 경우,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야구 발전기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이에 따라 LG는 초과한 금액분의 50%인 12억 1489만원을 야구발전기금으로 납부하게 됐다.

KBO는 지난 2020년 1월, 2023년부터 적용되는 샐러리캡 조항을 신설하면서 "리그 전력 상향 평준화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함"이라고 도입 목적을 설명했다. 샐러리캡 제도 도입과 함께 특정 구단이 실력 있는 선수를 독점하지 못하게 되면서 각 구단의 전력 차도 줄어들었다. 어느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지 않는 경기가 매일 펼쳐지면서 팬들은 더욱 재미있고 즐거운 야구를 관전할 수 있었다.

눈에 띄는 건 각 구단의 샐러리캡 현황이다. KBO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구단별로는 KIA가 112억 4900만원, 두산이 111억 9436만원, 삼성 111억 8100만원, 롯데 111억 5018만원, 한화 107억 1046만원, KT 105억 1641만원, SSG 104억 5700만원, NC 94억 7275만원 키움이 56억 7876만원 순으로 각각 연봉을 지급했다.


LG에 이어 KIA가 2위, 두산이 3위, 삼성이 4위였는데, 공교롭게도 이들 네 팀 모두 2024시즌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는 기쁨을 누렸다. KIA는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 최고의 순간을 누렸으며, 삼성은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친 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LG는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으며, 두산 역시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직행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선수단 연봉에 많은 투자를 한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으며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들 4팀을 제외하고 7위 KT가 포스트시즌에 합류했는데, '가성비'가 좋았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반면 역시나 공교롭게도 연봉 총액이 적은 9위 NC와 10위 키움은 실제로 페넌트레이스 순위에서도 9위와 10위를 각각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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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 /표=K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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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정규시즌 최종 순위. /표=KBO 제공
KBO는 리그 전력 상향 평준화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2023년부터 경쟁균형세 제도를 도입했다. 2021 ~2022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외국인 선수와 신인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소속 선수 중 연봉, 옵션 실지급액, FA 연평균 계약금 안분액)의 금액을 합산한 구단의 연평균 금액의 120%인 114억 2638만원의 경쟁균형세 상한액을 올 시즌 적용했다.

하지만 이 상한액은 내년에 더욱 커질 예정이다. KBO 이사회가 지난 8월 샐러리캡 상한액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샐러리캡 제도는 최근 물가 인상과 함께 선수계약 규모 등을 고려해 현실에 맞게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KBO 이사회는 2025년 상한액을 현행 114억 2638만원에서 20% 증액한 137억 1165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또 제도 취지에 맞게 명칭도 기존 '샐러리캡'에서 '경쟁균형세'로, 위반 시 부과되는 '제재금'은 '야구발전기금'으로 각각 변경하기로 했다.

이번에 샐러리캡을 초과한 LG는 2년 연속 초과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LG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내년에는 경쟁균형세 상한액을 넘지 않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LG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로는 김현수와 오지환, 박해민, 박동원, 임찬규, 함덕주, 그리고 올해 새롭게 FA(프리에이전트)로 영입한 장현식이 있다. 이들의 맹활약 속에 LG는 진정한 리그 강팀으로 자리매김했고, 2023년 무려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비록 샐러리캡을 초과했다고 하더라도, 만약 이처럼 아낌없는 투자가 없었더라면 LG의 우승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야구계의 평가가 우세하다. 우승 후 선수들의 몸값이 전체적으로 오른 것도 초과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1회 초과하는 것과 2회 초과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만약 2회 연속해 초과 시에는 초과분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야구 발전기금으로 납부해야 하며, 여기에 더해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더 나아가 3회 연속해 초과할 경우에는 초과분의 1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야구 발전기금으로 납부해야 하고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역시 9단계 하락한다. 야구 발전기금으로 납부하는 돈도 돈이지만, 신인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나 하락하는 것은 팀의 미래 전력 구축 차원에서 매우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과연 내년 시즌에도 경쟁균형세를 지불하는 팀이 또 나올 것인가. 또 그런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인가. KBO 리그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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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OB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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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야구장.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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