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사진=뉴스1 |
정 회장은 19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포니정재단 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다시, 축구가 함께하는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12년간 축구발전을 위해 노력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다해야겠다고 봤다"며 "책임감과 결자해지의 굳은 각오로 한국 축구 미래를 위해 모든 힘을 다하겠다. 과감한 개혁으로 축구협회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년간 정 회장은 한국 축구 수장 역할을 해왔다. 제52대 축구협회장부터 임기를 이어온 정 회장은 4선 출마 공약으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8강, 2026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7 아시안컵 우승, 2028 올림픽 메달 획득을 목표한다. 천안축구센터 완공과 디비전 시스템 확립도 완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정무(70)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 신문선(66)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도 협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정 회장은 "얼마든지 공개토론에 참여할 의사도 있다"며 3자 공개 토론 참여 가능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정 회장 제55대 축구협회장 출마 기자회견 일문일답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에서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최근 몇 개월 동안 협회 운영에 미진한 부분이 있어 질책받았다. 시스템 문제인지, 개인 문제인지 고민도 많이 했다. 질책은 어느 정도 수용하지만, 경기장에서 감독과 선수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안타까웠다. 저 또한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어 고맙게 생각한다."
-앞선 세 번의 임기 평가는.
"협회가 여러 가지 준비하고 있다. 특히 천안축구종합센터는 내년 중 완공을 앞두고 있다. 디비전 시스템도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많은 분이 (내가) 완성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모습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줬다. 힘들지만 이 자리에 선 이유다."
-임원들은 연임을 응원하는 것 같다. 팬들의 의견은 반대다. 문체부의 지원금 삭감도 예상이 되는데.
"축구 관계자들은 (임기를) 마무리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주변에서는 정부 지침에 반하여 축구협회를 할 수 있느냐는 걱정을 많이 했다. 우려는 충분히 이해한다. 문체부는 잘 설득하겠다. 정부와 여러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월드컵이 끝나고 대회 분담금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 왜 선수들에게 모두 주지 않고 45%만 주냐는 말이 있었다. 다른 나라는 상여금 중 30~40% 정도가 선수들에게 지급된다. 나머지 30%는 월드컵 경비로 충당한다. 20% 정도는 유소년 발전에 쓰인다."
"아시안컵 유치에서도 오해가 있었다.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 축구협회는 노력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재정적 기여금은 300억 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봤다. 문체부와 소통해 600억 원을 썼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1800억 원을 제시했다. AFC가 카타르의 손을 들어 준 이유다. AFC는 (부족한 기여금 때문에) 한국이 많은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인식한 것 같다."
취채진과 질의응답 중인 정몽규(오른쪽) 회장. /사진=뉴스1 |
"세상일은 특정 인물이 해야 하는 게 아니다. 축구센터 건립에는 3700억여 원을 투자해야 한다. (협회에서) 이미 700억 원을 썼고, 1000억 원 이상을 더 써야 한다. 천안시에서 2000억 원을 투자했다. 협상도 잘 마쳤고 잘 완성되고 있다. 은행에서도 자신이 없으면 돈을 빌려줄 리가 없다. 객관적으로 신뢰성이 검증된 것이다. 협회 사무실이 축구센터 안에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강의실 등으로 바꿀 수 있다. 문체부에 잘 설명할 수 있다."
"1, 2부 승강제도 어려웠다. 3, 4부 승강제 추진을 위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을 설득하고 있다. 완성하고 싶다."
"마지막 임기 동안 다음 축구협회장 인재양성이 중요할 것이다. 축구에 대해 뭘 더 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이 든다."
4선 출마 기자회견 시작 전 마이크를 잡는 정몽규 회장. /사진=뉴스1 |
"감독 선임은 전력강화위원회 추천과 이사회를 통해 임명하게 되어 있다. 제대로 지켰다. 모든 인사가 그렇듯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지 과정을 중계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 점에서는 미진했다."
"AFC 컨퍼런스가 한국에서 열렸다. FIFA 회장도 있었다. 감독 선임 문제에 대해 언론 모니터링을 했다더라. 직접 설명도 잘 드렸다. AFC 회장이나 FIFA 회장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인사 문제는 결과만 나와야 하지, 과정은 중계되어선 안 된다. 비난과 갈등이 나온 이유인 것 같다."
-업무 프로세스나 규정 문제는.
"대한체육회의 감사를 매년 받았다. 항상 S(최우수)등급을 받았다. 문체부 감사는 처음이었다. 지금껏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미진한 부분들이 있었다. 규정 변경 등 부족했던 부분은 개선하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에서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제가 잘못한 부분이 많아 지적을 받았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반성했다. 12년 전에 첫 경선을 했다. 나는 기업인이다. 소통보다는 효율을 강조한 게 패착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직원뿐만 아니라 선수와 지도자 등과 소통을 더욱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
-축구인들도 갈등을 빚게 됐다. 행정 참여를 꺼리는 현상도 있다.
"투표할 때마다 편이 갈리는 것 같다.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 경기인들의 참여가 부족한 건 이해 한다."
-타 후보들(신문선, 허정무)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선거 과정에서는 항상 비판이 나온다. 일리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허정무 감독은 남아공 16강 진출 등 성과를 냈다. 신문선 교수는 열정적인 해설로 안다. 그분들의 비판은 열심히 듣고 일리 있는 건 받아들이겠다."
-구체적 소통 창구는.
"소통 방법은 여러 가지다. 거버넌스 시스템이 중요하다. 축구협회가 국민의 의견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냐는 지배구조에 달렸다고 본다."
정몽규 회장이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
"박지성 유소년 본부장, 이영표, 이동국 등 스타들이 협회에서 함께 회의하고 고민한 바 있다. 다음 후보도 축구 감독으로서만 아니라 행정 경험도 있었으면 하다. 일본도 사무총장을 몇 년을 한 뒤 회장이 된 걸 봤다. 굉장히 좋게 봤다. 많은 분이 행정에 참여하고 이해했으면 좋겠다."
-당선 유력 후보다. 문체부는 중징계 감경 의사가 없다. 천안축구센터 문제로 과징금도 예상이 된다. 보조금 지급 차단도 고려되고 있다.
"작년에 정부 보조금의 비율이 16~17% 정도였다. 유소년과 여자축구 발전 등 특정 사업에 지원을 받았다. 특정 사업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걱정되지만, 이유 없이 보조금 삭제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설득을 잘 하도록 노력하겠다."
정몽규(왼쪽) 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
"파주는 20년 임대 기간이 지났다. 연장해서 25년까지 썼다. 건물 설비를 바꿀 시간이 도래했다. 잔디도 압축되어 재투자해야 한다. 계속 투자하는 건 월셋집에 비싼 것들을 투자하는 것과 같다. 효율성이 떨어진다. 집이 두 개면 관리비도 이중으로 쓰인다. 재정을 잘 모르시고 얘기하시는 것 같다."
"AFC 회장도 천안 축구센터 준공 현장에 갔다. FIFA 회장도 큰 관심을 줬다. 지방 자치제로도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천안에서도 2000억 원 가까이 투자했다. 저희도 1700억 원을 썼다. 심판 아카데미나 지도자 강의도 천안축구센터에서 할 것이다. FIFA 총회에서도 좋게 봤다."
-공개토론 참여 의사는.
"말씀드렸듯 공약을 먼저 발표할 예정이었다. 다른 후보들의 공약을 듣고 나서 얼마든지 공개 토론할 생각이 있다."
정몽규 회장.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