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4명서 단 13승' 두산 악몽 되풀이 없다, 메디컬 탈락→빠른 '플랜B'→3년 지켜본 좌완 바로 계약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12.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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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시절의 잭 로그. /AFPBBNews=뉴스1
올 시즌 두산 베어스의 발목을 잡은 원인이었던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 내년에는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두산은 19일 "지난 11월 영입한 토마스 해치와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고 전했다. 대신 좌완투수 잭 로그(Zach Logue)와 총액 8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연봉 70만 달러)에 계약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해치는 두산이 100만 달러 풀 개런티를 보장할 정도로 기대를 모은 선수였다. 그는 지난 2016년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시카고 컵스의 3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202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MLB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 4시즌 통산 39경기에 등판한 해치는 4승 4패 6홀드, 평균자책점(ERA) 4.96을 기록했다. 2024시즌에는 일본프로야구(NPB) 히로시마 도요 카프 소속으로 5경기에 등판해 ERA 7.36을 기록했다. 2024시즌 일본프로야구(NPB) 2군 성적은 15경기 등판 72이닝 ERA 2.36이다. 비록 성공적이지는 못했지만 아시아 야구 경험이 있다는 점은 좋은 포인트였다.

계약 당시 두산 관계자는 "해치는 최고구속 154㎞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 싱커를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넣을 수 있는 투수"라며 "안정된 투구폼을 바탕으로 제구력이 안정된 유형이며 긴 이닝 소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기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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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해치. /AFPBBNews=뉴스1
하지만 몸 상태가 발목을 잡았다. 두산은 해치의 메디컬 테스트를 하던 도중 그의 몸이 내년 풀 시즌을 치르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결국 두산은 대체자를 찾아 나섰고 약 한 달만에 영입을 완료할 수 있었다.

이토록 두산이 발빠르게 나선 이유는 2024시즌의 악몽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두산은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32)와 지난해 11승을 챙긴 브랜든 와델(30)이 원투펀치로 출발했다. 그러나 알칸타라가 팔꿈치 통증으로 4월 말 이탈한 것을 시작으로 연쇄 부상이 일어났다. 국내 병원 세 곳에서 같은 진단을 받고도 미국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길 원했지만 결과는 같았고, 결국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방출됐다.

이어 7승과 3.12의 ERA로 좋은 피칭을 이어가던 브랜든마저 6월 말 왼쪽 어깨 견갑하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두산은 알칸타라의 빈자리는 조던 발라조빅(26)으로 채웠고, 브랜든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SSG 랜더스에서 뛰던 시라카와 케이쇼(23)를 영입했다. 그러나 발라조빅은 좀처럼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시라카와도 흔들린 끝에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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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 케이쇼(왼쪽)와 조던 발라조빅. /사진=김진경 대기자
브랜든마저 끝내 복귀하지 못하면서 두산은 외국인 선발이 빠진 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렀고, 결국 역대 최초로 4위 팀이 업셋 패배를 당하는 치욕을 당하고 말았다. 이들 4명의 투수가 정규시즌에 올린 승수는 단 13승(15패). 이는 올해 공동 다승왕인 곽빈(25) 한 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다.

시즌 종료 후 이승엽(48) 두산 감독도 "외국인들이 건강하지 않으면 불펜 과부하가 온다. 이를 최우선으로 생각을 해서 건강한 투수들로 풀타임을 뛸 수 있는 투수들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달 15일, 두산은 메이저리그 한 시즌 10승 경험이 있는 콜 어빈(30)을 데려왔다. 올 시즌에도 빅리그에서 111이닝을 소화한 선수였기에 놀라움을 더했다. 여기에 해치를 데려온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자 빠르게 '플랜B'를 가동해 선수 공백을 최소화했다.

이번에 해치를 대신해 두산에 온 로그는 키 183㎝, 체중 84㎏의 신체조건을 지닌 좌완투수다. 2022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로그는 빅리그 3시즌 통산 19경기(10경기 선발)에 등판해 70이닝을 소화하며 3승 8패, 평균자책점 7.20을 기록했다. 올해 트리플A에서는 24경기(13선발)에 나가 93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69를 올렸다.

구단 관계자는 "로그는 최고 구속 147㎞의 직구와 싱커, 체인지업, 커터에 스위퍼를 구사한다. KBO리그에 흔치 않은 좌완 스위퍼가 주무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로그는 3년 동안 꾸준히 관찰했던 선수로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숨김 동작(디셉션)이 좋아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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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로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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