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왼쪽부터), 장나라, 김수현, 변우석 /사진=스타뉴스, 뉴스1 |
◆ MBC, 시청률 깡패 '밤피꽃'→몰입도 극상 '이친자'
/사진=MBC |
특히 MBC 미니시리즈는 16부작의 기존 틀에서 벗어나 더욱 친근하고 짧아진 호흡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갔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거둔 건 지난 1월과 2월 방영된 이하늬, 이종원 주연의 '밤에 피는 꽃'이었다. 12부작으로 편성된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 년 차 수절과부 조여화(이하늬 분)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 박수호(이종원 분)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
이하늬의 드라마 컴백은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이후 7년 만이었다. 출산 공백기를 마치고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그는 조선의 틀을 깬 유쾌, 통쾌한 여인으로 변신해 열연을 펼쳤다. 그가 상대 배우로 만난 이종원은 신인임에도 안정적인 발성과 연기로 호흡이 잘 맞았다. 이 작품은 최고 시청률 18.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원더풀 월드'는 김남주가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은수현 역과 차은우가 미스터리한 인물 권선율 역으로 각각 분해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최고 시청률 11.4%) '수사반장 1958'은 MBC 레전드 드라마 '수사반장'을 리메이크해 화제를 모았다. 원로 배우 최불암이 연기했던 박영한 역을 이제훈이 맡았는데, 그의 재기발랄하고 쫀득한 연기와 매끄러운 연출로 'MZ 세대'에게도 사랑 받는 IP가 됐다.(최고 시청률 10.8%)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명품 배우' 한석규의 몰입도 센 프로파일러 연기로 인해 일찍부터 '2024 MBC 연기대상' 대상감이 아니냐는 호평을 들었다.(최고 시청률 9.6%) 변요한, 고준 주연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도 탄탄한 짜임새와 변영주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 미스터리로 웰메이드란 평가를 받았다.(최고 시청률 8.8%)
◆ KBS, 올해도 부진의 늪..그나마 '개소리'
/사진=KBS |
KBS 드라마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나마 체면치레를 한 건 '개소리'였다. '개소리'는 활약 만점 시니어들과 경찰견 출신 '소피'가 그리는 유쾌하고 발칙한 노년 성장기를 담은 시츄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다. 이순재, 김용건, 예수정, 임채무 등 대중에게 익숙한 노년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힐링을 선사하는가 하면 소소한 코믹 요소로 웃음을 샀다. 더불어 4.6%라는, 올해 KBS 미니시리즈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미녀와 순정남'(21.4%)과 '다리미 패밀리'(16.8%, 방영 중) 등 KBS 주말극 시장은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역시 과거 성적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다. 이렇다 보니 KBS에서 '개소리'만 유일하게 호평받은 작품이 됐다. 주연 배우 이순재는 '2024 KBS 연기대상' 대상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 SBS, 다양한 장르물 풍년..최고 시청률 주인공은 '굿파트너'
/사진=SBS |
특히 '커넥션', '굿파트너', '지옥에서 온 판사'는 10%대 시청률을 가뿐히 넘었다. '커넥션'과 '지옥에서 온 판사'는 각각 최종회 시청률이 14.2%, 11.9%을 기록했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열혈사제2'도 10%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SBS 최고 시청률은 '굿파트너'가 차지했다. 지난 7월 첫 방송된 '굿파트너'는 최종회에서 시청률 15.2%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굿파트너'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장나라 분)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변호사 한유리(남지현 분)의 차갑고 뜨거운 휴먼 법정 오피스 드라마. 해당 작품은 다양한 시선을 통해 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단순히 '이혼'만을 다룬 것은 아니다. 가정이 해체되는 과정뿐만 아니라, 이를 현실적으로 해결해가려는 사람들의 사연, 고충도 담았다. 여기에 현대 사회에서 벌어진 다양한 이슈들도 접목했다.
또한 '굿파트너'는 실제 13년간 이혼 전문 변호사로 활동한 최유나가 대본 집필을 맡아 현실감을 높였다. 최근 이혼율이 높아진 분위기에서 이혼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조명하며 시청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배우들의 열연도 흥행 요인 중 하나였다. 그중 장나라는 변호사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인 차은경 역으로 열연했다. 그는 냉정한 변호사면서도 가족들에겐 따스한 인물이었다. 그런 차은경이 직접 이혼을 마주한다는 소재도 시청자들의 몰입도 높이는 데 한몫했다.
◆되찾은 tvN 드라마 전성기..'눈물의 여왕'→'선업튀' 신드롬
/사진=tvN |
특히 '눈물의 여왕'은 시청률로 새 기록을 썼다. 지난 3월 첫 방송된 김수현, 김지원 주연의 '눈물의 여왕'은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 분)과 용두리 이장 아들이자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분), 3년 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위기를 사랑으로 극복하는 재벌가 3년차 부부의 애틋한 서사는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눈물의 여왕'은 최종회에서 24.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tvN 역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기존 1위는 지난 2020년 방송됐던 현빈, 손예진 주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21.7%)이었다.
tvN 드라마 중 이례적인 화제성을 거둔 작품도 있다. 바로 2030 여성 시청자를 사로잡은 '선재 업고 튀어'다.
지난 4월 첫 선보인 변우석, 김혜윤 주연의 '선재 업고 튀어'는 삶의 의지를 일깨워준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 분)의 죽음으로 절망에 빠진 열성팬 임솔(김혜윤 분)이 과거로 돌아가 류선재를 살리기 위해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풋풋한 청춘 로맨스를 그려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유명 스타였던 류선재와 그의 열성팬인 임솔이 2008년 시절 서로의 '첫사랑'이었다는 애틋한 서사로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해당 작품은 방영 내내 엄청난 화제성을 자랑했다. 특히 2030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저격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선재 업고 튀어'는 tvN 타깃인 2049 남녀 시청률에서 8주 연속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함과 동시에, 올해 방영한 전 채널 평일 드라마 기준 여성 20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작품을 향한 어마어마한 관심에 힘입어 당시 최종화 단체 관람이라는 이례적인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당시 변우석, 김혜윤, 송건희, 이승협 등 주연들은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이벤트에서 애청자들과 함께 최종화를 관람했다.
◆ ENA, 경찰·판사로 감 잡은 '장르물'
/사진=ENA |
장르물 외에 다른 작품이 주목받지 못한 점은 아쉽다. 주원 주연의 '야한 사진관'은 1.9%, 신혜선 주연의 '나의 해리에게'는 3.3%, 김세정 주연의 '취하는 로맨스'는 1.8%로 마무리했다.
이 외에 고현정 주연의 '나미브'가 ENA의 연말을 맞이한다. '나미브'는 해고된 스타 제작자 강수현과 방출된 장기 연습생 유진우가 만나 각자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이야기로, 23일 처음 방송한다. 늘 좋은 성적을 낸 고현정이 '나미브'로는 어떠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