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황준서.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완성형 투수라는 호평도 무색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건 체력이었다. 전체 1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은 뒤 공을 던지는 것보다 주력한 건 체중을 불리는 것이었는데 호리호리한 체형의 황준서에게 그 과제는 그 어떤 것보다도 쉽지 않았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5선발 경쟁에서 밀려 개막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던 황준서는 김민우의 부상으로 곧바로 기회를 잡았고 데뷔전에서 5이닝 1실점 호투하며 류현진 이후 18년 만에 한화에서 나온 고졸루키의 선발승이었다.
이후 다시 구원으로 돌아갔던 황준서는 4월 중순 이후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고 호투를 펼쳤다. 다소 주춤하기도 했으나 5월 마지막 3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황준서.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1년 차 성적 자체에 크게 걱정할 건 없다. 지난해 신인상을 차지한 문동주(21)도, 올 시즌 막판 리그 정상급 불펜 자원으로 등극한 김서현(20)도 아쉬움 가득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재능에 대해선 의심의 시선이 없다. 그러나 체력 문제라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 프로는 144경기의 장기레이스를 펼쳐야 하고 이를 위해선 체력과 지구력 등이 필수적이다.
류현진은 최근 김태균과 최준석이 출연하는 '운동부 왔어요'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49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인기 채널이지만 류현진이 출연한 영상은 113만 조회수를 자랑하며 최근 1년 사이 올린 영상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류현진이 유튜브에 출연해 황준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운동부 왔어요' 채널 영상 갈무리 |
류현진(오른쪽)이 유튜브에 출연해 황준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운동부 왔어요' 채널 영상 갈무리 |
이어 "시즌 중에 우리는 살이 쪘지 않냐. 생활 패턴상 찔 수밖에 없는데 걔(황준서)는 엄청 빠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체중이 불어난다고 반드시 힘이 생기는 것도, 날씬한 체형의 선수들이 모두 체력 문제를 나타내는 건 아니다. 그러나 체력 문제를 보이는 선수에게 있어서 체중 향상은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구단에서도 데뷔 때부터 황준서에게 강조한 부분이었고 그 또한 이를 위해 노력했으나 생각보다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1년 차를 거치며 가능성과 함께 한계를 분명히 확인한 시즌이었다. 확실히 준비되지 않을 경우 프로의 벽은 생각보다 높다는 걸 체감했다. 다만 그러한 점만 해결한다면 문동주, 김서현처럼 2년 차에 얼마든지 주축 전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황준서에 대해 의심을 나타내는 시선은 많지 않다.
또 하나. 2025 신인 전체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우주(18)가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정우주는 황준서와 같은 신예 투수로서 최고 160㎞를 뿌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재목이다. 정현우(키움)에 밀려 2순위로 지명되긴 했지만 황준서(3억 5000만원)를 뛰어 넘어 계약금 5억원을 받았다는 것만 해도 그에 대한 기대치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둘 모두 지난해와 올해 스타대상을 받은 선수들인 만큼 당대 가장 큰 기대를 받은 선수들임은 분명하다.
한화 신인 정우주가 지난달 25일 퓨처스 스타대상(야구)을 수상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