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이치로. /AFPBBNews=뉴스1 |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BBHOF, 이하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모으는 사이트인 BBHOF Tracker는 25일(한국시간) 기준 득표율을 소개했다.
전체 유권자의 10.3%인 38표의 결과가 공개된 가운데, 이치로는 이들에게 모두 선택받으며 득표율 100%를 기록 중이다. 현재까지 헌액 기준인 75%를 넘긴 선수는 이치로를 비롯해 CC 사바시아와 빌리 와그너 등 3명이 전부다.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르려면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 이상 활약하고 현역에서 은퇴한 뒤 5년이 지나야 한다. 단 5년이 지나지 않았는데 세상을 떠날 경우에는 바로 입후보된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이 참가하는 투표에서 75% 이상의 표를 획득해야 한다. 올해는 총 388명의 투표인단 중 291표를 획득해야 헌액된다.
스즈키 이치로. /AFPBBNews=뉴스1 |
또한 지난해 단 9표가 모자라 헌액이 무산된 빌리 와그너를 비롯해 앤드루 존스, 카를로스 벨트란, 알렉스 로드리게스, 매니 라미레즈, 체이스 어틀리, 오마 비즈켈, 바비 어브레우, 지미 롤린스, 앤디 페티트, 마크 벌리,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토리 헌터, 데이비드 라이트 등이 올해도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치로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일찌감치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빅리그에서의 업적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NPB 시절 7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했던 그는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며 28세의 나이에 빅리그에 데뷔했다. 그는 첫해부터 아메리칸리그 MVP와 신인왕을 싹쓸이하면서 화려하게 출발했다.
이후로도 이치로는 엄청난 업적을 쌓았다. 두 차례 타격왕(2001, 2004년)에 등극했고, 3번의 실버슬러거(2001년, 2007년, 2009년)와 함께 뛰어난 수비로 10년 연속 골드글러브(2001~2010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262안타로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뉴욕 양키스와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2018년 시애틀로 돌아온 이치로는 이듬해 일본 개막 시리즈를 끝으로 19년의 빅리그 생활을 마감했다. 통산 2653경기에서 타율 0.311(9934타수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1420득점 509도루, 출루율 0.355 장타율 0.402 OPS 0.757의 성적을 거뒀다.
스즈키 이치로. /AFPBBNews=뉴스1 |
역대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득표율 100%를기록한 건 역대 최고의 마무리투수 중 한 명인 마리아노 리베라(전 뉴욕 양키스)로, 지난 2019년 투표에서 만장일치를 달성했다. 리베라와 한솥밥을 먹었던 데릭 지터는 총 397표 중 396표를 받아 99.7%로 만장일치를 이뤄내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이치로가 만장일치를 달성하기 쉽지는 않지만, 미국 현지에서도 이에 대한 기대감은 나오고 있다. MLB.com의 마크 파인센드 기자는 자신의 SNS에 이치로에게 체크된 투표용지를 공개하며 "만장일치가 안 나와도 내 잘못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BBHOF Tracker에 따르면 최대 10명을 찍을 수 있는 투표에서 2명을 선택한 사람도 있었는데, 이들도 이치로에게 투표한 것이 된다.
MLB.com의 마크 파인센드가 자신의 명예의 전당 투표지를 공개했다. /사진=마크 파인센드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