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 사진=샘컴퍼니 |
26일 '하얼빈'의 박정민과 온라인을 통해 만났다. 박정민은 현재 영화 '휴민트' 촬영을 위해 라트비아에 머무르고 있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 박정민은 대장 안중근의 결정을 늘 지지하는 충직한 동지이자 독립군 우덕순 역을 맡았다.
이날 박정민은 안중근 역을 맡은 현빈과 호흡에 대해 "제가 막내에 속하는 배우라서 계속 (현) 빈이 형 따라다니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우민호 감독님, 빈이 형이랑 영화 얘기도 많이 나눴다"며 "또 개인적으로 현빈이라는 배우의 역사나 마음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서 질문도 많이 할 정도로 매 순간 제가 항상 형한테 의지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근데 나중에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으로서, 또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의인을 연기하는 시간 동안 내가 과연 형님한테 조금이나마 의지가 됐던 적이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요즘 홍보하면서 형님께서 갖고 계셨던 부담감이나 책임감 같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조금 죄송스러웠다. (한국에) 돌아가면 찾아뵙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김상현 역의 조우진과 기억이 남다르다면서 "함께 나아가는 동지였기 때문에 우리 둘이 만들어냈어야 하는 장면도 많았다. 사실 이번에 촬영하면서 우진이 형 보면서 많이 배웠다. 한 명의 배우가 영화를 영화를 대하는 오롯한 태도가 놀라웠다"며 "내가 어렸을 때 연기를 정말 잘하고 싶어서 취했던 영화에 대한 태도는 나를 정신적으로 고립되게 했고, 나름대로 굉장히 괴로웠다. 개인적으로 그걸 반복하고 싶지 않았는데 내가 존경하는 형님이 그런 태도를 아직도 유지하며 그 고통을 마다하지 않는 걸 보면서 반성도 했고, 많이 배웠다. 역할이 역할이다 보니까 형님께서 스스로를 어느 한 곳으로 내몰아가는 그 과정을 보면서 내가 과연 (조) 우진 형님이 하는 저걸 또 한 번 해낼 수 있을지,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너무 같이 작업해 보고 싶은 배우였다. 강원도의 한 동굴에서 연기할 때 풀리지 않는 장면이 있어서 같이 리딩하며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 선배가 후배한테 어떤 장면이 잘 풀리지 않아서 같이 만들어보고 싶다는 말을 하는 걸 처음 들어봤다. 나는 어떤 후배한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꽤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하기도, 놀라기도 했다"고 전했다.
사진='하얼빈' 스틸컷 |
박정민은 특별 출연한 이동욱에 대해서도 "이번에 처음 뵀는데 그 사람 자체에 반했다. 그 매력에서 헤어 나오질 못해서 얘기도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편하지 않으면 대립각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 내가 저 사람을 신뢰하고, 뭘 하더라도 받아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대립하는 연기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동욱이 형님한테 그런 믿음이 있었다. 많은 장면을 함께하진 못했지만, 이동욱 형님 덕분에 마음껏 연기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