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맞아? 정몽규, 공약이 12개인데 "자세한 건 생각 중, 지금 공개 못 해"... 허울만 있고 알맹이 없었다 [신문로 현장]

신문로=박재호 기자 / 입력 : 2024.12.27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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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후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허울만 있고 알맹이가 없었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후보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 20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 후 6일 만에 열린 두 번째 기자회견일 뿐 아니라 공약의 구체적 방안을 전혀 알지 못했던 만큼 취재진과 국민의 관심이 쏠린 자리였다. 하지만 PPT를 통해 공약 '발표'만 있었을 뿐 '구체적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회견장에 나타난 정몽규 회장은 "다들 크리스마스를 잘 보냈느냐. 저는 공약 발표를 준비하느라 크리스마스를 잘 즐기지 못했다.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과 진심을 직접 전하기 위해 나왔다"고 운을 뗀 뒤 준비된 PPT 대본을 읽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정몽규 회장의 공약은 ▲집행부 인적 쇄신, 선거인단 확대 통한 지배구조 혁신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 재정립 ▲남녀 대표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권 진입 ▲2031 아시안컵, 2035 여자 월드컵 유치 ▲K리그 운영 활성화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규정 준수 및 협력 관계 구축 등 총 12가지다.


공약이 거창한 데 반해 설명이 부족했다.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지난 아시안컵 개최 실패했는데 유치 성공을 위한 구체적 계획이 있냐'고 묻자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가 개최 후보일 것 같은데 한국이 가장 좋은 후보다. 한국이 조금만 더 지원한다면 개최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형식적 답변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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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을 발표하는 정몽규(왼쪽)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스1
지난 2013년 대한축구협회장 자리에 처음 올랐던 정몽규 회장은 이후 3연임을 하며 12년 동안 협회 수장을 맡아왔다. 최근 그를 향한 비판이 최고조에 달했던 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 불거진 공정성 논란 때문이다.

이에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을 재정립하겠다'는 공약에 관심이 쏠렸다.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지 묻자 "가장 중요한 건 전력강화위원들의 역량이다. 이번에 인사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 위원들의 토의가 공개된 게 문제였다. 토의 과정에서 좋은 전력강화위원들이 심층 있게 연구하면 충분히 좋은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는 두리뭉실 답변이 나왔다.

유럽파 선수들을 위해 유럽 내 센터 설치에 대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포르투갈, 독일 구단과 협력하고 여러 가지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 중이다"라며 "구체적인 건 생각 중이다"라고 밝혔다.

'연임에 성공한다면 사재 출연을 포함해 재정적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생각 중이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또 그는 "(제 몫의) 법인카드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해외경비나 축구인을 만나는 것도 제가 직접 비용을 쓰고 있다"는 동문서답도 나왔다. 그러면서 "(아직 후보 신분이라) 이것저것 설명하지 못하지만 생각 중 이다"라고 말했다.

집행부 쇄신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당선되면 발표들이 있을 것이다"라는 답답한 답변이 이어졌다.

결국 정몽규 회장은 "구체적인 건 생각 중이다", "지금 공개하기엔 무리가 있다", "당선된다면 발표하겠다" 등 말만 되풀이했다. 허울만 있고 알맹이 없는 기자회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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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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