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KIA는 지난 26일 메이저리그(ML) 3년 연속 20홈런의 우타 거포 패트릭 위즈덤(33)을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2024~2025 오프시즌 목표를 대부분 달성했다.
최우선으로 삼았던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31)과 지난달 27일 총액 180만 달러(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12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에 재계약한 것이 시작이었다. 뒤이어 지난 16일에는 메이저리그 현역 선발 아담 올러(30)를 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데려와 외국인 원투펀치 구성을 완료했다.
그다음이 내부 FA 3인방 중 하나였던 임기영(31)의 잔류였다. 필승조이자 마당쇠 역할을 했던 장현식(29)은 LG 트윈스로 좋은 대우를 받고 떠났지만, 원조 전천후 투수 임기영을 지난 21일 잡았다.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3억 원, 연봉 9억 원, 옵션 3억 원 등 총액 15억 원의 조건이었다.
KIA 심재학 단장은 26일 위즈덤 영입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는 있지만, 지금 당장 트레이드나 FA 영입과 관련해 논의 중인 것은 없다"고 사실상 철수 의사를 밝혔다.
서건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단 하나 여지를 남겨둔 것이 서건창과 협상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고향 팀 KIA로 돌아온 서건창은 반등에 성공하고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주로 대타, 대수비로 나와 정규시즌 94경기 248타석을 소화하면서 타율 0.310, 1홈런 26타점 40득점 3도루, 출루율 0.416 장타율 0.404 OPS(출루율+장타율) 0.820을 기록했고 시즌 후 FA를 선언했다.
협상은 순탄치 않았다. KIA로서는 우승으로 선수들의 연봉이 인상돼 샐러리캡 한도가 걱정됐고, 이미 서건창의 포지션에는 대체자들이 많아 급할 이유가 없었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12월 10일~12일)서 KIA 심재학 단장은 서건창의 에이전트와 만나 조건을 주고받았다.
현재로선 KIA와 서건창 측의 온도 차가 확연하다. KIA 구단 관계자는 "서건창을 잡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하지만 에이전트 측에서 제시한 금액 자체는 우리로서 쉽지 않은 조건"이라고 정리했다.
잠시 중단됐던 협상은 이날(27일)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된다. 서건창은 지난 14일 박종미 씨와 백년가약을 맺고 신혼여행을 떠났고, 심재학 단장은 일단 계약 협상을 뒤로 미뤘다. 심 단장은 "(서)건창이가 신혼여행을 갔다가 27일에 들어오는 걸로 안다. 그래도 평생 한 번뿐인 신혼여행인데 그 기간만이라도 편하게 쉬는 게 낫지 않나 싶어 계약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신혼여행 전에는 꽤 자주 봤는데 아직 별다른 합의점은 찾지 못했다"고 협상을 미룬 이유를 밝혔다.
서건창이 2루 수비에 나서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KIA로서도 서건창이 적절한 가격에 남으면 도움이 된다. 올해 간혹 활용됐던 1루에는 풀타임 메이저리거 위즈덤이 와 황대인(28), 변우혁(24) 등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기도 빡빡하다. 사실상 2루수 백업 및 대타 가능성만 있는 상황. 그러나 주전 2루수 김선빈(35)의 체력 안배와 아직 미덥지 못한 백업 내야수들을 생각한다면 노련한 서건창의 존재는 분명히 도움 된다.
하지만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KIA로서는 과감하게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2루 백업에는 김규성(27), 박민(23), 윤도현(21) 등이 있다. 이들 중 김규성과 박민은 수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고교 시절 김도영의 라이벌로 불렸던 윤도현(21)은 시즌 막판 6경기 타율 0.407(27타수 11안타) 1홈런 8타점, OPS 1로 타격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서건창과 협상이 해를 넘길 가능성도 농후한 가운데 KIA가 어떤 선택을 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