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영입 설득력 있다" 주전 2루수 잃은 양키스, 예상 행선지 급부상, 정말 저지와 한솥밥 먹나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12.29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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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AFPBBNews=뉴스1
미국 현지에서 예상했던 FA 김하성(29)의 행선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급한 건 오히려 구단들이다.

지난 28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글레이버 토레스(28)와 1년 1500만 달러(약 221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디트로이트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등과 함께 김하성이 필요한 유력 후보 중 하나로 언급되던 팀. 토레스 영입으로 디트로이트가 2루수-유격수 미들 인필더를 원했다는 건 입증됐으나, 김하성의 예상 행선지는 또 줄어들게 됐다.

가장 먼저 샌프란시스코가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29)를 7년 1억 8200만 달러(약 2686억 원)에 영입하며 김하성 행선지 후보에서 탈락했다. 다저스와 디트로이트는 같은 날 방향을 정했다. 백업 유틸리티 자원으로서 언급되던 다저스행은 28일 그들이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32) 영입으로 타격 보강을 선택하면서 행선지에서 지워졌다. 에르난데스를 2300만 달러(약 339억 원) 계약금에 2350만 달러(약 347억 원)의 지급유예가 포함된 3년 6600만 달러(약 974억 원) 계약에 잡으면서 김하성을 잡을 여유가 사라졌다.

급한 건 김하성이 아니다. FA 시장에 나온 쓸만한 미들 인필더 자원이 차례로 사라지면서 오히려 구단들이 더 급하게 됐다. 미국 연봉 통계 사이트 스포트랙에 따르면 예상 연봉 순으로 김하성은 700만 달러(약 103억 원)로 브랜든 드루리(32)에 이어 두 번째로 가치가 높은 미들 인필더 FA로 분류됐다.


드루리는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베테랑으로 2루수(340경기 2590이닝)이 주 포지션이며, 3루수(227경기 1718⅓이닝), 1루수(109경기 751이닝), 유격수(11경기 61이닝) 순으로 이닝을 소화했다. 수비보단 두 자릿수 홈런이 가능한 장타력이 돋보이는 선수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보여주지 못했다. 97경기 타율 0.169, 4홈런 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469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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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28일(한국시간) 글레이버 토레스 영입 소식을 알렸다. /사진=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구단 SNS


그에 반해 양키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애틀 매리너스, 밀워키 브루어스 등 미들 인필더가 필요한 팀은 여전히 남아있다. 오히려 이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김하성을 모셔가야 하는 셈.

그중에서도 양키스가 예상 행선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매체 모터사이클 스포츠는 "토레스의 이탈로 잿더미가 된 양키스는 4900만 달러(약 723억 원) 싸움에 불을 붙였다"면서 김하성 영입을 주장했다.

올해 월드시리즈 준우승팀인 양키스는 주전 2루수 토레스가 FA로 디트로이트에 가면서 당장 전력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3루수로 뛰던 오스발도 카브레라(26)가 2루수를 볼 순 있지만, 수비력과 공격력 모두 주전으로 뛰기엔 부족하다. 카브레라는 올 시즌 108경기 타율 0.247, 8홈런 36타점 OPS 0.661로 좋지 못했다. 또 다른 후보 재즈 치좀 주니어(26) 역시 수비력보단 공격력에서 조금 더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모터사이클 스포츠는 "토레스의 이탈로 양키스는 내야 구성을 재편해야 하는 전략적 과제에 직면했다. 다재다능한 치좀 주니어는 2루 공백을 메울 옵션이지만, 3루를 누가 메울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야기한다"며 "김하성의 영입이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떠오르고 있다. 샌디에이고에서 두각을 드러낸 김하성은 4년 49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낼 것으로 예상돼 양키스에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목할 만한 건 김하성이 2루수, 유격수, 3루수를 넘나들며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으로 양키스에 다양한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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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AFPBBNews=뉴스1


김하성의 양키스행 언급은 팬들의 바람이 아닌 현실이다. 꾸준히 미국 언론으로부터 제기됐다. 또 다른 매체 뉴스위크는 지난 27일 "29세의 김하성은 토레스만큼 공격적으로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타석에서는 쓸 만하고 필드에서는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지난 25일 미국 뉴욕 지역 매체 엠파이어 스포츠미디어도 김하성과 토레스의 수비력을 비교하며 "두 선수는 극명하게 대조되고 있다. 김하성은 앞서 4년 2800만 달러(약 413억 원) 계약을 맺었는데 다음 계약에서는 연평균 1000만 달러를 요구하더라도 양키스에 현명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양키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에 재도전하는 팀으로서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빠지지 않는 주전급 선수가 필요하다. 김하성은 그에 걸맞은 선수라는 것이 매체들의 주요 근거다.

김하성은 2024시즌 종료 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5년 800만 달러(약 119억 원) 뮤추얼 옵션을 거절하고 FA가 됐다. 샌디에이고에서 4년간 통산 540경기 타율 0.242(1725타수 418안타) 47홈런 200타점 229득점 78도루, 출루율 0.326 장타율 0.380 OPS 0.706을 마크했다.

유격수가 주 포지션으로 내야 어느 곳이든 평균 이상을 보여주는 수비가 김하성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2022년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 3인에 들면서 수비력을 인정받았고, 2023년에는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까지 해내면서 가치가 치솟았다. 공격에서도 매년 두 자릿수 홈런과 20도루 이상이 기대돼 건강하다면 1억 달러(약 1476억 원) 규모의 계약도 따낼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양키스는 2024년 아메리칸리그 MVP 애런 저지(33)가 있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인기팀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월드시리즈를 노릴 수 있는 강팀으로 분류된다. 김하성이 과연 미국 언론들의 분석처럼 저지와 한솥밥을 먹을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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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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