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초' 구단주 보좌역 추신수, 어디까지 참여하나... 그의 주요 관심사는?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12.2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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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제공
한국 야구 레전드 추신수(42)와 SSG 랜더스가 최초로 시도하는 구단주 보좌역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SSG 구단은 지난 27일 "추신수 선수를 구단주 보좌역 및 육성총괄로 선임했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 "추신수 보좌역이 보여준 야구에 대한 열정과 커리어에 주목했다. 그리고 평소 선수단과 프런트에 1,2군 발전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은 물론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려는 이타적 자세를 높게 샀다. 솔선형 리더십으로 선수단 내 신뢰가 두텁고 소통 능력도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구단주 보좌역은 미국 메이저리그(ML)에서도 흔치 않은 직책이다. 보통 구단 레전드들이 은퇴 후 단장 보좌, 사장 보좌로 역할을 이어나가는 경우는 있어도 구단주 보좌역은 생소하다. 야구-경영 이원화와 각 부문 사장-부사장-단장-부단장으로 이어지는 체계가 세분된 메이저리그에서는 '구단주' 보좌역이 크게 필요치 않기 때문.

없는 건 아니다. 일본야구의 전설이자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이 예상되는 스즈키 이치로(51)가 시애틀 매리너스의 구단주 특별 보좌역(Special Assistant to the Chairman)을 맡고 있는 것이 가장 적확한 사례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후 신인왕, MVP를 수상하며 구단 최고의 선수로 올라섰다. 뉴욕 양키스를 거쳐 2018년 시애틀로 복귀, 2019년 현역 생활을 마쳤고 곧장 시애틀의 구단주 특별 보좌역으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치로의 이후 행보를 보면 SSG에서 추신수의 행보도 어림짐작할 수 있다. 이치로는 시애틀 홈구장에 주로 머무르면서 1군 선수단과 소통하고 때로는 타격 인스트럭터로 활약한다. 시애틀 1군이 원정을 떠나는 날이면 트리플A 팀으로 향해 유망주들에게 여러 가지 조언과 팀 문화를 알려주면서 구단-1군-마이너리그 선수들 간의 가교 역할을 한다. 비시즌이면 일본으로 향해 유소년 선수들에게 재능기부를 하면서 메이저리그 시스템을 알린다. 그러면서도 존 스탠턴 시애틀 구단주와 동행하며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대형 FA 영입에 자신의 견해를 나타내는 등 의사결정 과정에도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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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제공


추신수의 역할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본업이 바쁜 구단주에게 SSG 구단 관련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전달하고,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한다. FA 영입 등 굵직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조언은 할 수 있겠지만, 추신수의 주된 관심사는 그게 아니었다. SSG 구단 관계자는 27일 발표 직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추신수는 구단 지원이나 환경을 개선하는 쪽에서 많은 역할을 할 것이다. 선수단과 구단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도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장기적인 육성 시스템 수립과 선수들의 성장을 돕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선수 시절부터 구단 환경 개선과 육성 시스템에 관심이 많았던 추신수다. 부산고 졸업 후 2001년부터 2020년까지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쌓았던 그는 2021년 SSG를 통해 한국 KBO 리그로 복귀했다.

복귀 후 열악한 한국 야구 환경에 목소리를 높이며 처우 개선에 앞장섰다. 대표적인 사례가 SSG 클럽하우스와 잠실야구장 라커룸의 변신이었다. 2021시즌 종료 후 SSG는 약 40억 원의 거액을 들여 기존 클럽하우스를 리모델링했다. 총 1445평, 59개 룸 공사 규모에 기획(2개월), 설계(5개월), 시공(3개월)까지 총 10개월이 걸린 대규모 공사였다.

2군 강화 퓨처스필드 실내훈련장 역시 최신 공조 시스템을 도입해 선수단 기량 향상을 위한 시설을 개선했다. 잠실야구장 역시 원정팀 선수들에게 개인별 라커와 물리치료실이 생기고 샤워 공간도 넓어지는 등 추신수의 조언이 있어 가능했던 변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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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된 SSG 홈팀 라커룸./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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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 3루 쪽에 새롭게 만든 원정팀 라커룸의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여기에 이제 선수가 아닌 프런트로서 운신이 자유로워진 추신수는 세밀함을 더할 생각이다. SSG 구단 관계자는 "선수 시절부터 추신수는 선수단 환경이 좋아지는 역할에 본인의 뜻을 펼치고 싶어했다. 예를 들어 예전부터 부상 관리 및 예방과 관련해 꾸준히 이야기했다. 특히 부상 예방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선수들은 몸이 생명인데 한국에서는 그런 게 좀 부족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20년의 메이저리그 생활 동안 구축한 네트워크는 이 부분에 있어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추신수는 마이너리그 밑바닥부터 빅리그 데뷔 그리고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따낸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서 메이저리그에서 큰 존중을 받는 선수다. 메이저리그 시절 이미 개인 컨디셔닝, 트레이닝 코치도 있었던 선수인 만큼 SSG 구단에도 체계적인 네트워크를 조성할 수 있다.

육성에 있어서도 인천SSG랜더스필드를 베이스캠프로 강화SSG퓨처스필드와 미국을 오고 가며 바쁘게 움직일 예정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내년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부터 타격 인스트럭터, 트레이닝 코치 초빙 등을 구상하고 있다. 선수들과 코치들이 배울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어주고 싶어했다는 것이 SSG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추신수는 선임 당시 "구단주 보좌와 육성총괄이라는 중책을 맡겨 주신 구단에게 감사드린다. 구단주 보좌라는 KBO리그 최초의 직함으로 다시 한번 한국프로야구 발전과 SSG 랜더스의 일원으로 함께 일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돼 많이 설렌다. 저에게 주어진 역할과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배움과 연구를 계속하겠다. 또한 1군과 2군 선수단의 가교 역할뿐만 아니라 구단의 선수 운영에 대한 의견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등 맡은 바 임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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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지난 10월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마지막 홈 경기에서 8회말 1사 후 대타로 출전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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