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강속구 영건 듀오 문동주(왼쪽)와 김서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한국야구의 전설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내년 신구장에서 맞이할 한화의 새 시즌을 낙관하며 문동주(21)와 김서현(20)을 기대되는 선수로 꼽았다. 다만 이들이 더 발전하기 위해 고쳐나가야 할 점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류현진은 최근 티빙(TVING) '퍼펙트리그 2024'에 출연해 한화 단장을 역임했던 정민철 MBC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정민철과 대화를 나누며 내년 누가 가장 기대되냐는 질문에 "문동주와 김서현"이라고 말했다.
최고 시속 160㎞를 뿌리는 두 영건에 대한 기대감은 당연하다. 문동주는 2022시즌을 앞두고 한화가 지역 내 1차 지명 선발을 포기하고 광주 지역에서 데려온 초고교급 투수였다. KIA가 진흥고 에이스 문동주 대신 광주동성고 김도영을 영입하며 한화가 문동주를 데려올 수 있었다.
김서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전체 1순위 신인인 김서현은 문동주와 함께 계약금 5억원을 손에 넣을 만큼 한화가 큰 기대를 품었던 영건 듀오다.
류현진이 퍼펙트리그 2024에 출연해 내년 시즌 기대되는 선수로 문동주와 김서현을 꼽았다. /사진=티빙(TVING) 퍼펙트리그 2024 영상 갈무리 |
그러나 '괴물'의 눈엔 아쉬운 점도 보였다. 이 부분만 고치면 후배들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는 잔소리였다.
김서현의 폼 관련한 부분은 데뷔 이후 끊이지 않았다. 테일링이 뛰어난 불 같은 강속구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김서현이지만 수시로 폼을 바꾸는 탓인지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 지난해부터 올 시즌 중반 이전까진 이러한 문제로 고민이 컸다. 특히 시즌 초반엔 정석에 가까운 간결한 폼으로 변화를 시도하려다가 구속이 크게 줄어드는 현상도 겪었다.
'명장'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에게 "폼을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던져라"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부임 후 한 달 가량 시간을 주자 김서현은 살아나기 시작했다. 결국 올 시즌 37경기 38⅓이닝 동안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ERA) 3.76으로 활약했다. 아직은 다소 불안한 제구로 32볼넷을 허용했고 이닝당 출루허용(WHIP)가 1.64에 달했지만 이닝 수를 훌쩍 뛰어넘는 43개의 삼진을 낚으며 피안타율은 0.220으로 억제했다.
류현진(오른쪽)이 김서현의 투구 폼 변화를 두고 "그러면 안 된다"고 조언을 했다. /사진=티빙(TVING) 퍼펙트리그 2024 영상 갈무리 |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하고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한 문동주는 한화 선발진의 믿을맨이 될 것으로 보였으나 전반기 13경기에서 3승 6패 ERA 6.92로 크게 흔들렸다. 부상이 겹치며 100%의 공을 던지지 못하던 문동주는 후반기 직구 구위를 되찾았고 포크볼까지 섞으며 완전히 반등했다. 8경기 4승 1패 ERA 2.60으로 단단함을 뽐냈다. 시즌 최종 성적은 21경기 111⅓이닝 7승 7패 ERA 5.17로 아쉬움이 컸으나 후반기 활약은 내년 시즌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문동주에 대한 걱정도 비슷했다. 류현진은 "동주도 변화구와 직구의 팔 스윙 차이가 있다. 다른 팀 선수들도 동주에게 팔 스윙에서 티가 난다고 말을 해준다"며 "다른 팀 선수들도 알려줄 정도인데 이건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시즌 신구장 시대를 열게 될 한화다. 지난 3년 동안 외부 자원 영입에 큰 돈을 쓰며 이 시간을 기다려왔다. 가을야구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문동주와 김서현이 선발과 불펜진에서 핵심 선수가 돼야만 한다. 더 이상 이들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서 계산이 되는 활약을 펼쳐야만 가을야구를 꿈꿀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류현진이 강조한 안정적이고 일관된 폼을 정립하는 게 겨울 숙제가 될 전망이다. 누구보다 일관된 폼으로 던지는 전설이기에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릴 조언이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