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女하키 銀' 박순자 씨, 4명에게 장기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향년 58세'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4.12.3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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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순자 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 하키 은메달리스트 박순자 씨가 장기 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향년 58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박순자 씨가 지난달 30일 경희대학교 병원에서 4명에게 장기 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30일 밝혔다.


기증원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9월부터 두통으로 치료를 받던 중 지난달 21일 저녁 집 근처 수영장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고인이 생전에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기증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왔기에 가족들은 그 뜻을 지켜주고자 뇌사장기기증에 동의해 심장과 폐장(다장기 동시 이식), 간장, 신장(좌, 우)을 4명에게 기증했다.

경기도 평택에서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 씨는 중학교 시절 육상선수로 뛰다 고등학교 때 하키로 전향해 여자하키대표팀의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서울올림픽 은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최근까지도 매주 등산을 다녔고, 수영과 마라톤, 사이클도 즐겨 2024년 한강 철인3종경기와 서울평화마라톤 10㎞도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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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순자 씨의 여자하키 국가대표 시절 모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박 씨는 국가대표 은퇴 후 생활가전 유지보수 팀장으로 근무했다. 매월 불우이웃 후원을 해왔으며 봉사와 나눔 활동도 꾸준한 실천했다.


박 씨의 아들 김태호 씨는 "엄마. 나 키우느라 고생 많았고, 아들 취업했다고 같이 기뻐하던 모습이 눈에 선해요. 함께 좋은 시간 많이 보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워요"라며 "엄마는 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줬는데 나는 그러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해요. 엄마 많이 사랑해요. 그리고 고마워요"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고 기증원 측은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에서 우리나라를 널리 알린 여자하키 국가대표이자, 삶의 끝에 4명의 생명을 살린 영웅 기증자 박순자 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러한 기증자의 따뜻한 마음이 연말 사회 곳곳에 따뜻한 온기로 퍼져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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