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삼성이 영입한 심우준(왼쪽)과 최원태. /사진=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다시 겨울이 찾아왔고 이번에도 단연 한화와 삼성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한화는 시장 개장과 함께 내야와 선발진을 보강하며 무려 128억원을 투자했다.
삼성도 바쁘게 움직였다. 가을야구의 일등공신인 베테랑 2명을 붙잡았고 선발 최원태(28)까지 영입하며 102억원을 썼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행보를 보였던 두 팀이다. 한화는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35)과 4+2년 72억원에 계약을 맺더니 장민재(35)와 2+1년 8억원에 이어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류현진(38)에게 8년 17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액 계약을 안겼다.
삼성은 뒷문 보강에 열을 올렸다. 오승환(43)을 2년 22억원에 지키더니 김재윤(35)에 4년 58억원, 임창민(40)에 2년 8억원을 투자했다. 김대우(37)와 2년 4억원, 강한울(34)과 1+1년 3억원에 집토끼도 지켰다.
엄상백(오른쪽)이 한화와 계약을 맺고 박종태 사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다만 약점을 완벽히 메웠다고 평가하긴 힘들었다. 한화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 불안과 허약한 선발진이었다. 류현진이 유일한 두 자릿수 승리(10승) 투수였다.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 결정적이었으나 국내 투수들의 활약도 아쉬운 건 마찬가지였다.
시장이 열리자마자 가장 빠르게 움직였던 이유이기도 했다. 발 빠르고 수비력이 뛰어난 내야수 심우준(30)과 4년 50억원에 계약 소식을 전한 한화는 다음날 곧바로 선발 투수 엄상백(29)을 4년 78억원에 데려왔다. 센터라인 강화와 선발진 보강이라는 두 가지 숙제에 확실히 대비했다.
삼성은 지난해 겨울 뒷문 보강에만 집중을 했고 주전 마무리 2명을 동시에 데려오는 성과를 냈는데 만족할 만한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7,8,9회는 걱정할 게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승률은 0.853(64승 11패)로 가장 낮았다. 오승환과 임창민, 김재윤이 번갈아가며 부진을 겪었는데, 이들의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한 체력 문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장현식(LG) 등 불펜 자원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었지만 성과는 없었고 삼성은 시야를 넓혀 선발 최원태에게 4년 70억원을 투자했다. 누구보다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온 토종 투수인 최원태를 통해 불펜진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목표였다.
최원태(오른쪽)가 삼성 입단 후 이종열 단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
한화는 올해 신구장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2년 전 7년 만에 외부 FA(프리에이전트) 채은성을 6년 90억원에 영입했고 이후 매 겨울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인 것도 이날을 위한 것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화가 2025년 '무조건 가을야구'를 외치는 이유다. 삼성도 지난해 아쉽게 준우승을 달성한 만큼 올 시즌의 목표는 더 높은 곳을 향한다.
양 팀 모두 목표 달성을 위해선 각자 부족했던 부분에서 나아지는 면을 보여야만 한다. 한화와 삼성이 이번 겨울에도 주연으로 등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