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철거" 서현·옥택연 드라마, 문화유산에 못질? 안동시 '당황'[직격 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5.01.0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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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서홍 건축가 페이스북
서현, 옥택연 주연의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가버렸다' 촬영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안동 병산서원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민서홍 건축가는 지난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적 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안동병산서원에 못질하는 KBS 2TV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현장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병산서원 방문 당시를 떠올리며 "서원 내부 여기저기에 드라마 소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놓여있었고, 몇몇 스태프들이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 둘러보니 이미 만대루의 기둥에는 꽤 많은 등이 매달려 있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중년의 신사분이 스태프들에게 항의하고 있었고, 가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나도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되느냐며 거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스태프들은 귀찮다는 듯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 '궁금하면 시청에 문의하면 되지 않겠느냐', '허가 받았다고 도대체 몇 번이나 설명을 해야 하는 거냐'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성을 내기 시작했다"면서 "안동시청 담당 공무원은 촬영 허가를 내줬다고 답했다. 나는 '드라마 스태프가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는데 이건 알고 있냐', '문화재를 훼손해도 좋다고 했냐'고 묻자 공무원은 '당장 철거지시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민서홍 건축가는 "쉽게 생각하면 못 좀 박는 게 대수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또한 문화재를 촬영장소로 허락해주는 것도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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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2TV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가버렸다
이에 안동시청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촬영 허가를 내준 것은 맞다"면서 "다만, 허가 조건에 '문화유산 보호 구역 내 별도 시설물 설치와 문화유산 훼손 행위를 금한다', '촬영은 문화유산의 안전과 보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한다'고 쓰여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30일 민원인이 (병산 서원에) 못질한다고 전화를 했고, 바로 촬영팀에 연락을 취해서 사실 확인하고 철거 조처 해달라고 연락했다. 그때 병산 서원 관리자, 시청 담당자가 철거 확인까지 했다. 당일 철거가 완료됐다"면서 "오늘도 지금 담당자가 병산서원에 나가서 현장 확인하고 있는 상태다. 일단 저희가 한 번 더 확인하고, 향후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안동시청 자유게시판에는 '문화재 훼손 조치 부탁드린다', '고작 드라마를 위해서 문화재를 훼손하다니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못질하는 드라마 말이 되나요'라는 제목 등의 글이 올라오며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한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동명의 원작 웹소설을 둔 드라마로,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로맨스 소설 속 단역의 몸에 깃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배우 서현, 옥택연 등이 출연하며 2025년 중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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