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시절 막심 지갈로프.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
삼성화재 관계자는 2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막심이 이날 오후 선수단에 합류됐다.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시작 전부터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2024~2025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과거 우리카드에서 뛰었던 마테이 콕을 6순위로 지명했으나, 오른쪽 무릎에 부상이 발견돼 그로즈다노프를 대신 영입했다.
그러나 그로즈다노프는 3라운드 현대캐피탈전 트리플크라운 외에 17경기 210득점(리그 11위), 공격 성공률 46.75%(리그 8위) 등 저조한 득점력으로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그로즈다노프를 끝까지 지켜보려 했다. 하지만 3라운드 종료 후 그로즈다노프와 쉽지 않겠다고 느꼈고 변화를 줘야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눈에 들어온 것이 대한항공의 막심이었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대한항공의 4연속 통합 우승에 기여한 막심은 이번에도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시즌 중 합류했다. 시즌 도중 합류임에도 득점 5위, 공격 6위, 서브 3위, 오픈 5위 등 대체 선수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삼성화재의 파즐리(왼쪽)와 그로즈다노프.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
대한항공으로서도 어깨 부상으로 오랜 기간 결장한 요스바니와 대체 선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막심 중 한 명만 데려갈 수 있어 고민이 컸다. 대한항공의 최종 선택은 강서브와 공격력에 강점이 있는 요스바니였다. 챔피언 결정전 상대로 유력한 현대캐피탈이 세트당 블로킹 리그 1위(2.612개)의 강력한 수비를 자랑하고 있어 요스바니의 파괴력이 필요했다.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의 선택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한국배구연맹(KOVO)을 통해 대한항공이 요스바니를 선택하자, 삼성화재도 막심의 영입을 결정했다. 삼성화재 구단 관계자는 "막심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해외의 다른 선수들을 알아보면서 막심이 풀릴지 여부를 확인했다"면서 "만약 풀린다면 막심이 1순위였다. 기량이 검증됐고 정식 합류에 필요한 서류 작업도 짧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선수단에 합류한 막심은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고 4라운드 첫 경기인 대한항공과 홈경기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취업 비자 발급을 이유로 8일 경기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훈련을 통해 최대한 팀워크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알리 파즐리(28·등록명 파즐리)와 공존 여부도 관심사다. 막심과 파즐리 모두 아포짓 스파이커지만, 삼성화재는 파즐리의 아웃사이드히터 전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론 파즐리의 수비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체력이 아쉬운 막심과 더블 스위치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삼성화재는 3라운드 들어 1승 5패로 주춤하면서 어느덧 6승 12패(승점 23)로 5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그러나 봄배구 진출 마지노선인 3위 KB손해보험(9승 9패·승점 26)과 승점 3점 차밖에 안 나 막심의 활약에 따라 얼마든지 포스트시즌 합류를 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