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4일 김혜성 영입 발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갈무리 |
김혜성은 지난 4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계약에 합의했다. 구단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3년 보장 1250만 달러(약 184억 원)의 조건이고, 2028년과 2029년 옵션이 있어 계약은 2200만 달러(약 324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그야말로 '버저비터'에 가까운 계약이었다. 지난해 1월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에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힌 김혜성은 12월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MLB 사무국을 통해 포스팅 공시됐다.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4일 오전 7시까지 협상을 완료해야 했다.
한동안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고, 지난달 29일 귀국길에 오르면서 불안감도 생겼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받은 병역특례를 받았지만 예술체육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해외 체류 기간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계약 마감을 4시간 여 남겨두고 소식이 들렸고, 마침내 '오피셜'까지 나왔다.
김혜성은 2017년 넥센에 입단한 후 8시즌 통산 95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4, 37홈런, 386타점, OPS 0.767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에도 127경기에 출장해 0.326, 11홈런, 75타점, 30도루(6실패) OPS 0.841을 기록했다.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여전한 기량을 증명했다. 유격수(2021년)와 2루수(2022~2024년)에서 모두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21년에는 도루 1위에 올랐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
다저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명문구단이다. 특히 2012년 현 구단주 그룹이 인수한 후 이듬해부터 다저스는 12년 동안 11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왕좌에 올랐다. 같은 기간 4차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고, 2020년과 2024년에는 우승을 차지했다. 투자도 아끼지 않아 오타니 쇼헤이에게 10년 7억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한 것을 비롯해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대어를 여럿 낚았다.
지난해 우승 전력에서 마이너스가 거의 없다는 점은 다저스의 2025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우완 워커 뷸러(31)가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했지만,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블레이크 스넬(33)을 데려와 선발진을 채웠다. 토미 에드먼이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재계약을 맺으면서 전력 이탈을 막아냈다.
LA 다저스가 2024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후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만약 김혜성이 월드시리즈까지 엔트리에 포함돼 우승을 차지한다면, 한국인 선수로는 2001년 'BK' 김병현(당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이후 무려 24년 만의 일이다. 김병현 이후 박찬호(2009년), 류현진(2018년), 최지만(2020년) 등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김병현은 2004년 보스턴 시절에도 우승반지를 받았으나, 당시에는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김병현이 빅리그 3년 차에 우승을 차지한 걸 감안하면, 김혜성이 올해 최초로 루키 자격으로 우승하는 일을 만들 수도 있다.
김혜성이 오기 전까지 다저스에는 4명의 한국인 선수가 뛰었다. 최초의 코리안 빅리거 박찬호(52)가 1994년부터 2001년, 그리고 2008년까지 9시즌 동안 뛰었다. 이어 최희섭(46·현 KIA 퓨처스 타격코치)이 2004년부터 2005년, 서재응(48·현 NC 수석코치)이 2006년 한 시즌 소속됐다. 류현진(38·현 한화)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뛰며 많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