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오른쪽)과 안우진. |
이젠 다음 타자가 누구일지로 관심이 옮겨간다. 누구나 기대하는,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건 단연 최고 시속 160㎞를 뿌리는 괴물 안우진(26·상무)이다.
앞서 미국 야구 전문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국제 유망주 순위에서 안우진을 김도영(19위) 다음으로 높은 21위로 평가하며 큰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휘문고 졸업 후 2018년 넥센(키움 전신)의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안우진은 계약금 6억원을 받을 만큼 초반부터 크나 큰 기대를 받았다.
강력한 속구를 바탕으로 고속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펼치지만 수준급의 커브, 체인지업도 섞으며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2019년 7승을 거둔 안우진은 이듬해 키움의 특급 불펜으로 활약했고 다시 선발로 복귀한 2021년을 거쳐 2022년 무려 196이닝을 소화하며 15승 8패, 평균자책점(ERA) 2.11, 224탈삼진으로 투수 2관왕에 이름을 올렸다. 골든글러브도 안우진의 몫이었다.
안우진. |
안우진은 KBO 전체로 봐도 가장 빅리그 진출이 기대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문제는 시점이다. MLB 포스팅시스템이 가장 빠른 방법인데 이를 위해선 등록일수(145일) 7시즌을 채워야 한다. 안우진은 키움에서 6시즌을 보냈지만 등록일수로 이 기준에 충족되는 건 단 2시즌에 불과하다. 현재로선 빅리그에 뛸 수 있는 가장 이른 시점은 2029년이다.
다만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 9월 전역 후 곧바로 1군 무대에 합류하고 내년 3월로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낸다면 1년을 단축할 수도 있다.
3회 연속 WBC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은 한국 야구이기에 안우진의 대표팀 합류는 기대를 자아내는 부분 중 하나다.
문제는 안우진의 '학폭 이력'이다. 안우진은 고교 시절 후배를 괴롭혔고 2017년 11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자격 정지 3년 징계를 받았다. 이미 종료된 징계지만 대한체육회 주관 국제 경기엔 징계를 받은 선수의 출전이 영구정지된다. 안우진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을 통한 군 면제 혜택에 대한 기대를 일찌감치 접고 정상적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안우진. |
그럼에도 2023년엔 논란을 고려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당시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선수 기량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의 상징적인 의미, 책임감과 자긍심 등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30명을 결정했다"고 안우진 제외 이유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상황이 크게 달라진 건 없기에 내년 WBC를 앞두고 안우진의 발탁 여부는 또 한 번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 더구나 안우진이 그 시점까지 충분히 폼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다만 정상적인 컨디션이라면 국제대회에서 투수 문제를 나타냈던 대표팀에 안우진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엔 이견이 없다. 안우진의 160㎞에 육박하는 속구가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도 먹혀들 수 있을지 기대를 나타내는 팬들도 적지 않다.
WBC는 빅리그에서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무대다. MLB에서도 안우진이 WBC에 출전한다면 촉각을 곤두세우고 바라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대회에 출전해 빅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활약을 펼친다면 안우진의 몸값은 수직상승할 수 있다.
앞서 5명을 미국으로 보낸 키움은 이적료로 최대 678억원을 벌어들였다. 모기업 없이 네이밍스폰서 방식을 택하고 있는 유일한 구단인 히어로즈에 포스팅은 귀중한 수입원이기도 하다. 안우진의 빅리그 진출을 적극 도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5명이 모두 야수였기는 하지만 키움의 성공 사례를 봤을 때 안우진의 빅리그 진출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효과를 키우기 위해선 내년 WBC가 중요한 무대가 될 것이다. 현재로선 대회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가 가장 커다란 변수다.
안우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