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환/ 사진=넷플릭스 |
6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이서환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 이서환은 '기훈'의 예전 직장 동료이자 오랜 친구로, 서로 연락이 끊어졌다가 게임장에서 재회하는 '정배' 역을 맡았다.
이서환은 '정배' 캐릭터 구축 과정에 대해 "대본을 보고 '기훈'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했다. '친구를 위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가 시즌1때 ('기훈'에게) 돈을 못 빌려줘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 같은 죄책감이 남아있는 거다. 마지막에 총격전 하러 가면서 둘이 간다. 그때 '영일 씨랑 가면 되지 왜 나랑 가냐'라고 묻고, '기훈'이 '그래도 네가 내 친구잖아'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날 찍으면서 감독님이 즉흥적으로 만든 대사다. 그 대사를 들으니까 죄책감, 미안했던 감정과 합쳐지면서 납득이 되더라. '그래도 날 친구로 봐주는구나'하는 마음으로 '네 등 뒤는 내가 맡아주겠어'라는 마음으로 따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정배'는 이렇게 가다 보면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을 거다. 마지막에 죽을 때도 기훈을 바라본다. 그때도 너 때문에 죽었다는 감정보다는 끝까지 함께 못해서 미안하다는 감정으로 연기했다. 기훈이는 정배한테 그런 존재"라고 말했다.
앞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에서 이정재와 연기한 바 있는 이서환은 "그때는 호흡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제 옆을 지나가면서 저는 씹기만 하면 되는 먹잇감으로 바라볼 뿐이었다"며 "'오징어 게임1'에서 ATM기 앞에서 돈 뽑는 장면이 첫 호흡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개봉하고 얼마 안 됐을 때인데 그때와는 정반대의 지질한 모습으로 서 있더라. 그때 '저 사람과 친해져야겠다'고 느꼈고, 시즌2에서도 보니까 편해지긴 편해지더라"라고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
이어 "이병헌 선배님도 마찬가지고, 이래서 '월드클래스'라는 생각이 들면서 많이 배웠다"며 "병헌 선배님은 장난도 많이 치시고 애드리브도 많이 하시고 평소에는 저렇게 착한 사람이 없다. 근데 딱 누군가를 죽이는 장면에서 눈을 갈아끼우는 느낌이다. 눈이 정말 다르다. 저도 연기자 입장에서 차원이 다른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2'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배우들의 출연료까지 주목받았고, 조연 배우들까지 3억 이상의 출연료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서환은 이에 대해 "그렇게 받았으면 좋았겠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지난해 '오징어 게임' 촬영 날짜가 확정되고, 다른 작품을 하기가 힘들었다. 왔다 갔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기훈'이랑 계속 같이 나오니까 다른 작품을 못 하는 스케줄이더라. 세트장이 있는 대전에서 계속 살아야 했다. 사실 저 같은 조, 단역 배우들은 작품 수가 많아야 먹고 산다"며 "근데 작품을 못 하니까 2023년에는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2024년도 1월에 촬영이 끝나고 부랴부랴 작품을 막 했다"며 "3억이요?"라고 되물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공개 이후에 작품은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예전과 다르게 이제는 전화 오면 '역할 해 주세요'라고 한다"면서 "몸값은 이제 좀 올려보려고 한다. 근데 갑자기 확 올리면 작품 안 들어올까 봐 무섭기도 하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