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AFPBBNews=뉴스1 |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AFPBBNews=뉴스1 |
PSSI는 6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고맙습니다, 신태용"이라며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를 떠난다.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오래 고민했다. PSSI는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발전에 힘쓴 신태용 감독에게 감사를 표한다. 앞날에 건승을 바란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를 새로 쓴 사령탑의 다소 황당한 퇴장이다. 에릭 토히르 PSSI 회장은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1월 11일에 신태용 감독 후임이 인도네시아에 도착할 것이다. 12일에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다"라며 "월드컵 예선 기간에 감독 교체는 자주 있는 일이다. 다음 경기까지 2개월이 남았다. 감독을 교체할 적절한 시기다. 목표는 월드컵 본선행"라고 설명했다.
믿는 구석이 있었다. 유럽축구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패트릭 클루이베르트(48) 감독이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된다. 협상은 끝났다. 최초 2년과 2년 추가 옵션이 포함된 계약이다"라고 밝혔다. 로마노는 이적이 확실할 때 'HERE WE GO' 문구를 남기는 것으로 알려진 기자다.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 시절 신태용 감독. /사진=뉴시스 |
경기를 지켜보는 신태용 감독(왼쪽). /AFPBBNews=뉴스1 |
2019년부터 지휘봉을 잡아 호성적을 낸 사령탑을 한순간에 내친 셈이다.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 인도네시아 A대표팀은 사상 최초로 월드컵 3차 예선까지 진출했다.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사이에서 이룬 쾌거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중동 강호로 통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본선행 가능성도 충분하다. 인도네시아는 C조에서 1승 3무 2패 승점 6으로 3위다. 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행 티켓이 주어지고 3, 4위는 플레이오프(PO)를 거쳐 본선 진출할 수 있다.
지난해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와 재계약에 합의했다. 계약기간은 2027년까지다. 신태용 감독 경질 소식을 알린 토히르 회장은 "신태용 감독의 잔여 연봉은 보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4위로 이끌기도 했다. A대표팀은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준우승과 2022년 대회 4강까지 올려놨다. 심지어 인도네시아는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역사상 최초 16강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패트릭 클루이베르트의 인도네시아행을 알린 로마노. /사진=파브리시오 로마노 SNS |
인도네시아 현지도 신태용 감독의 경질 소식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신태용 감독 경질 소식을 전한 PSSI 공식 SNS에 팬들은 "인도네시아 축구 암흑기가 시작됐다", "감사합니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의 믿을 수 없는 결정"이라는 등 댓글이 쏟아졌다.
신태용 감독의 후임으로 확정적인 클루이베르트는 과거 살인 혐의에 휩싸인 바 있는 네덜란드 축구 레전드다. 2003년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클루이베르트(당시 FC바르셀로나)는 운전 중 살인 혐의로 법적 문제를 겪었다"며 "당시 클루이베르트는 과실 치사 혐의로 무죄 판결을 받아 징역형을 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선수 시절 전설적인 공격수로 통한 클루이베르트는 2008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로 활동한 바 있다. 2023년 여름에는 튀르키예의 데미르스포르 지휘봉을 잡았지만 6개월 만에 팀을 떠났다.
신태용 감독.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