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빈 럭스. /AFPBBNews=뉴스1 |
미국 매체 ESPN의 제프 파산은 7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서 "신시내티가 LA 다저스로부터 럭스를 트레이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대가는 예전부터 다저스가 관심을 보였던 우투우타 외야수 마이크 시로타(22)와 드래프트 픽이었다. 다저스는 202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시로타를 16라운드에 지명했었다. 하지만 시로타가 거절하고 노스웨스턴 대학으로 진학했고 2024년 드래프트에 다시 나와 3라운드에서 신시내티의 선택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파이프라인에 따르면 신시내티 팀 내 14위 유망주였다.
럭스를 포기한 것이 눈에 띈다. 럭스는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0번이란 높은 순번에 다저스의 선택을 받았다. 거포 유격수로서 기대됐고 2020시즌을 앞두고는 MLB.com 기준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랭킹 2위에 올라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더딘 성장이 아쉬웠다. 2019년 잠깐 빅리그를 맛본 뒤 통산 6시즌 동안 412경기 타율 0.252(439타수 110안타) 28홈런 155타점 194득점 19도루, 출루율 0.326 장타율 0.383 OPS(출루율+장타율) 0.709를 기록했다. 콘택트에 아쉬움을 보이며 가장 큰 강점이던 공격력에서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2023년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부상 이후 수비력도 크게 떨어졌다. 결국 김혜성 입단 후 가장 유력한 트레이드 매물로 떠올랐다.
LA 다저스가 지난 4일(한국시간) 김혜성 영입 발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갈무리 |
김혜성에게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 김혜성은 지난 4일 월드시리즈(WS) 우승팀 LA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약 184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 2028년과 2029년 옵션이 있어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 원)까지 늘어나는 메이저리그 계약이었다. 계약 규모나 영입 후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의 발언 등을 고려했을 때 기대된 건 슈퍼 유틸리티로서 역할이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다저스는 김혜성이 슈퍼 유틸리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수비에 일가견이 있고 중앙 내야 두 개 포지션에서 경험이 있다. 다저스는 이번 겨울 다시 한번 베츠가 개막전 유격수가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김혜성의 존재가 그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 마이너리그 스타트를 예상하는 의견도 있었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는 김혜성 합류 후에도 뎁스 차트를 통해 3루수 맥스 먼시-유격수 무키 베츠-2루수 럭스-1루수 프레디 프리먼으로 구성된 내야를 예상했다. 백업으로도 골드글러브 2루수 출신의 토미 에드먼(30), 다저스의 원조 슈퍼 유틸리티 크리스 테일러(35), 빈약한 타격에도 뛰어난 수비로 11년간 살아남은 미겔 로하스(36) 등 잔뼈 굵은 베테랑들이 많았다.
하지만 다저스는 럭스를 먼저 정리했다. 럭스는 지난해 후반기 타율 0.304, 7홈런 OPS 0.899로 괜찮은 타격감을 보였고 2026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는 걸 고려하면 이번 겨울이 트레이드 매물로서 최고점일 수 있었다. 뭐가 됐든 김혜성에게는 그야말로 초대박 상황이다.
유틸리티 자원 중 공·수에서 가장 균형 잡힌 에드먼은 주전 중견수로서 활약이 기대되고 있고, 로하스와 테일러는 많은 나이로 인해 하향세가 뚜렷하다. 덕분에 김혜성은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빅리그 데뷔뿐 아니라 주전 2루수로서 가능성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