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김혜성.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갈무리 |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7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는 이날 다저스로부터 2루수/외야수 럭스를 영입해 공격 필요성을 부분적으로 해결했다"며 "신시내티는 균형 경쟁 라운드 A 지명권과 전체 37위 외야 유망주 마이크 시로타(22)를 보냈다"고 밝혔다.
럭스는 김혜성의 다저스행에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십자인대 수술 후 복귀해 139경기에서 타율 0.251(439타수 110안타) 10홈런 2루타 24개 3루타 2개, 50타점 59득점, 44볼넷 110삼진, 5도루(2실패) 출루율 0.320 장타율 0.383, OPS(출루율+장타율) 0.703으로 아쉬움을 남겼다고는 하지만 결코 김혜성이 쉽게 넘어설 상대는 아니었다.
타격으로 KBO를 초토화했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지난해 타율 0.262, OPS 0.641에 불과했다. 장타력과 컨택트 능력도 이정후보다 앞선다고 할 수 없기에 결코 경쟁에서 앞서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 보였다.
7일 신시내티로 트레이드 된 개빈 럭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갈무리 |
그럼에도 다저스는 김혜성을 택했다. 경쟁팀들이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고 지난 4일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19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빅마켓' 다저스로서 부담스러운 금액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럭스가 있는 상황에서 김혜성까지 데려오는 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트레이드로 다저스의 선택에 고개가 끄덕여지게 됐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뽑힌 럭스의 더딘 성장세에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2020시즌을 앞두고 MLB닷컴 기준 빅리그 전체 유망주 랭킹 2위에 선정될 만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거포 유격수 자원이었지만 부상을 감안하더라도 성장세는 다저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럭스와 공종을 하게 될 경우 김하성은 유틸리티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커보였다. 디 애슬레틱은 김하성의 다저스행 소식을 전하며 "다저스는 김혜성이 슈퍼 유틸리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수비에 일가견이 있고 중앙 내야 두 개 포지션에서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어 "다저스는 이번 겨울 다시 한 번 무키 베츠가 개막전 유격수가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김혜성의 존재가 그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고 했는데 이 이야기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NLCS MVP를 수상하고 기뻐하는 에드먼.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갈무리 |
에드먼은 주전 중견수를 맡을 것으로 보이지만 2021년 2루수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유격수 수비도 빼어나다. 지난해 7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다저스로 이적한 그는 가을야구 16경기에서 타율 0.328(61타수 20안타) 13타점 12득점 OPS 0.862로 맹활약했고 시즌 종료 후 5년 7400만 달러(1071억원) 잭폿을 터뜨렸다.
럭스가 떠난 상황에서 내야 수비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면 에드먼과 베츠가 키스톤을 이루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해 3루수로 주로 나섰지만 2루수와 유격수, 외야수까지 가리지 않고 '슈퍼 유틸리티' 역할을 해냈던 엔리케(키케) 에르난데스와 재계약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키케는 지난 시즌 126경기에서 타율 0.229 12홈런 42타점 44득점 OPS 0.654를 기록했는데 포스트시즌에선 14경기에서 타율 0.294(51타수 15안타) 2홈런 6타점 OPS 0.808로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다저스의 우승을 견인했다.
미겔 로하스도 옵션을 행사해 구단에 남았고 또 다른 유틸리티 자원 크리스 테일러도 건재해 김혜성으로선 험난한 경쟁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김혜성. /사진=뉴스1 |
LAFB 네트워크는 다저스의 내년 선발 라인업을 예상했다.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유격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토미 에드먼(중견수)-김혜성(2루수)로 김혜성이 당당히 주전 2루수와 9번 타자로 예상됐다.
매체는 "럭스가 신시내티로 트레이드되면서 다저스의 새로운 선수인 김혜성이 2루를 맡을 것"이라며 "김혜성은 시즌 초반엔 벤치에서 유틸리티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는 KBO에서 (2024년) 127경기 타율 0.326, 출루율 0.383, 장타율 0.458의 타격 성적과 함께 26개의 2루타, 11홈런, 75타점 30도루를 기록한 인상적인 공격 성적을 남겼다"고 김혜성이 다저스의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코 쉽지는 않은 길이다. 그러나 이는 김혜성이 다저스행을 택할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더불어 성공을 위해선 반드시 이겨내야만 하는 싸움이다. 그 난이도가 한층 낮아졌다는 것만으로도 김혜성에겐 충분히 더욱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요소다.
지난해 11월 KBO 시상식에서 수비상을 수상한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