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민호가 2024 KBO 골든글러브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
강민호는 2024시즌 13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403타수 122안타), 19홈런 77타점 48득점, 출루율 0.365 장타율 0.496, OPS 0.861의 성적을 거뒀다.
이런 활약 속에 강민호는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8년을 시작으로 무려 7번째 수상으로, 포수 부문에서는 양의지(두산, 8회) 다음으로 많은 트로피를 차지했다.
한국 나이로 40줄에 접어들었지만, 강민호는 리그 포수 중 최다 5위인 803이닝 동안 마스크를 썼다. 후배 이병헌(26)과 마스크를 나누어 쓰면서도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면서도 타격에서 양의지 다음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친 포수였다. 특히 양의지가 지명타자 출전이 많았다는 점에서 수비에 많이 나선 강민호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더 놀라운 점은 다른 선수들이 지치곤 하는 무더위 속에서 오히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강민호는 7월 한 달 동안 20경기에 출전, 타율 0.408(81타수 31안타), 11홈런 26타점 16득점, 출루율 0.444 장타율 0.868, OPS 1.312를 마크했다. 타율 3위, 홈런 1위, 안타 공동 5위, 타점 1위, 출루율 9위, 장타율 1위 등 많은 지표에서 상위권에 등극했다.
덕분에 강민호는 3~4월, 6월 수상자였던 김도영(KIA)을 제치고 7월 월간 MVP에 올랐다. 2004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가 월간 MVP를 수상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 강민호.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베테랑의 노익장에 사령탑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강민호와 함께 뛰었던 박진만(49) 삼성 감독은 "그때 뛰었던 강민호 선수가 아직까지도 하고 있는 게 정말 대단하다. 특히 포수로서 아직도 현역인 건 진짜 대단하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 가면 갈수록 야구에 눈을 떠서 그런지 노련해지고 기술적이나 체력적이나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도 했다.
2022년 타율 0.258로 잠시 주춤했던 강민호는 이듬해 125경기에서 0.290의 타율과 16개의 홈런을 터트렸고, 지난 시즌에는 무려 8년 만에 규정타석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 잘하고 있는 셈이다.
정작 강민호 본인은 은퇴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시즌 초반 그는 "(은퇴를) 고민 안 했다면 거짓말이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FA 계약기간이 내년까지 남았는데, 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유니폼을 벗을 생각도 있다. 반대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되면 주위에서 은퇴하라고 해도 선수를 더 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4시즌 활약만 놓고 보면, 강민호의 은퇴 걱정은 너무나도 이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그는 KBO 리그 43년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없던 '만 40세 포수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릴 수도 있다. 이미 포수 최고령 수상 기록도 본인이 보유한 가운데, 과연 올해 강민호는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강민호.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