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후 2년, 내 성적 아쉬움 많았다" 모두가 신뢰한 한화 캡틴, 2년 연속 20홈런에도 자책했나 [인터뷰]

대전=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1.0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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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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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2025시즌도 한화 이글스 김경문(67) 감독의 선택은 채은성(35)이었다. 모두의 신뢰 속에 2년 연속 캡틴을 맡은 채은성은 더 나은 2025시즌을 예고했다.

채은성은 올해로 한화 3년 차를 맞았다. 2009년 육성선수로 입단해 2022년까지 LG 트윈스 한 팀에서만 뛰었다. 2014년 늦깎이 데뷔를 했음에도 2018년부터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며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그 활약을 인정받아 2022시즌 종료 후 한화와 4년 최대 90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한화 이적 후 채은성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2년간 261경기 타율 0.266(957타수 255안타) 43홈런 167타점 132득점 1도루, 출루율 0.351 장타율 0.444 OPS(출루율+장타율) 0.795로 커리어 OPS에 수렴하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2년 연속 20홈런을 때려내면서 한화 중심 타자로서 역할은 했다.

그러나 정작 선수 본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만난 채은성은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았고 팀 성적도 나지 않아 아쉬웠던 2년이었다. 잘했다면 좋았겠지만, 생각처럼 잘 안됐다. 홈런 20개를 쳤다고는 하지만, 기복이 많이 심했기 때문에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고 자책했다.

롤러코스터 같았던 성적이 이유였다. 한화에서 첫해는 전반기 74경기 타율 0.291(289타수 84안타) 11홈런 47타점 OPS 0.820을 기록했다면, 후반기는 63경기 타율 0.228(232타수 53안타) 12홈런 37타점 OPS 0.728로 주춤했다. 2024년에는 반대로 전반기에 64경기 타율 0.232(237타수 55안타) 6홈런 38타점 OPS 0.652로 부진했다가 후반기 60경기에 타율 0.317(199타수 63안타) 14홈런 45타점 OPS 1.004로 반등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시즌 성적은 그럴듯하게 뽑혔으나, 팀이 필요로 할 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채은성은 "매번 똑같이 잘하려 하고 열심히 준비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홈런 100개는 더 쳤을 텐데 뜻대로 안 됐다"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심적인 압박과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난 시즌 중 부임한 김경문 감독의 "(나이에 맞게) 변화를 가져가라"는 조언도 그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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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성(오른쪽)과 문동주.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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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채은성의 가치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드러난다. 김경문 감독은 올해도 채은성에게 주장직을 맡겼고, 후배들은 그 결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김인환(31)은 "(채)은성이 형은 항상 똑같다. 뭘 하든 선수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후배들이 보고 따라 하고 싶게 하는, 귀감이 되는 형"이라고 말했다.

긍정적인 평가에도 자신을 낮추고 도리어 강한 동기부여로 삼는 이글스 캡틴이다. 채은성은 "주장이 힘든 자리지만, 맡겨주시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며 "우리 팀에 주장 출신이 많다. 형들이나 (안)치홍이가 옆에서 많이 도와준다. 내가 해야 할 역할도 나눠서 하려 하고 내게는 야구에만 신경 쓰라고 한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주장에 대한 부담에 관해서는 "부담은 주장이 아니어도 있다. 그래도 주장을 1년 해보니까 야구를 잘해야 할 것 같다. 야구를 잘해야 내 목소리에 힘도 실린다. 일단 내가 잘하는 데 더 주력해야 한다. 처음에는 신경 쓸 것도 많았는데 그거는 둘째치고 일단 내가 야구를 잘해야 한다. 그래야 팀 성적도 나기 때문에 야구하는데 더 집중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3년 연속 꼴찌의 아픔을 겪었던 한화는 2025년 3월 신구장 개장에 맞춰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2023년 9위로 올라선 것을 시작으로 최근 메이저리거 류현진(38)을 복귀시키는 등 노력하면서 지난해는 8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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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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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번 겨울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1월 7일 유격수 심우준(30)을 4년 총액 50억 원, 8일 투수 엄상백(29)을 4년 89억 원 규모의 FA 계약으로 데려왔다. 외국인 선수 구성은 라이언 와이스(29) 재계약과 에스테반 플로리얼(28), 코디 폰세(31) 신규 영입으로 마무리했다. 유일한 내부 FA였던 하주석(31)마저 지난 8일 1년 보장 9000만 원, 옵션 2000만 원 등 총액 1억 1000만 원으로 잡으면서 단숨에 5강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올해부터 1루에만 전념할 채은성은 한화가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있어 없어선 안 될 핵심 자원이다. 그 역할을 한화의 주장은 피할 생각이 없다. 채은성은 "우리는 항상 많은 기대를 받는 팀이다. 그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일단 잘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 새 시즌은 항상 설레지만, 올해는 새로운 구장에서 시작하고 유니폼이 바뀌고 구단에서 투자도 많이 해주셔서 더 기대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선수들이 대전이든 해외에서든 각자 열심히 힘들게 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좋은 팀 성적을 위한 모두의 노력이 나중에 좋은 결과물로 나온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모두가 건강하게 원하는 성적을 내고 팀 성적도 좋아서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시즌이 됐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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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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