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아픔 있어도' 손흥민, 실신한 벤탄쿠르에 "너와 함께 할게" 감동 응원... 감독도 "의식 되찾았다"

박재호 기자 / 입력 : 2025.01.0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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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과 로드리고 벤탄쿠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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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로드리고 벤탄쿠르(아래)의 몸 상태를 살피는 페드로 포로(위)의 모습. /AFPBBNews=뉴스1
'토트넘 캡틴' 손흥민(33)이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28)를 향해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토트넘은 9일 오전 5시(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 1차전 홈 경기에서 루카스 베리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준결승전은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2차전은 내달 7일 오전 5시 리버풀 홈인 안필드에서 열린다.

경기 초반부터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벤탄쿠르가 헤더를 하는 과정에서 고개를 돌리다 쓰러졌다. 페드로 포로가 급히 달려가 몸 상태를 살폈지만 의식이 없었다. 경기는 약 9분 동안 중단됐다. 이 동안 중계 화면은 벤탄쿠르의 상황을 일부러 보여주지 않았다. 주장 손흥민 등 토트넘 선수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벤탄쿠르의 상태를 지켜봤다. 결국 벤탄쿠르는 산소호흡기를 차고 경기장을 빠져 나갔고 브레넌 존슨이 급히 투입됐다.

경기 승리 후 손흥민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늘 밤 선수들의 퍼포먼스가 정말 자랑스럽다. 팬들의 응원도 엄청났다. 아직 할 일과 2차전이 남았다"라고 전했다. 또 벤탄쿠르를 향해 "지금 우리의 모든 생각과 힘은 너와 함께 한다"며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경기 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의 몸 상태에 대해 질문은 받고 "아직 완벽한 정보가 없다. 하지만 내가 알기론 벤탄쿠르가 (실려 나올 때) 의식이 있었고 라커룸에 도착했을 때도 의식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벤탄쿠르는 바로 병원으로 갔고 검사를 받았다"며 "걱정과 우려가 되지만 곧 괜찮아질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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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5시(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 대 리버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에서 토트넘 선수들이 경기 중 쓰러진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주변에 몰려 있다. /AFPBBNews=뉴스1
토트넘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벤탄쿠르가 의식이 돌아왔고 대화를 나눴다. 다만 추가 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간다"고 전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 행위로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우루과이 방송 '포르 라 카미세' 촬영 도중 해당 방송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요청하자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른다. 손흥민이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동양인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이후 벤탄쿠르는 인종차별 혐의로 지난해 11월 잉글랜드 축구협회(FA)로부터 리그 7경기 출장 금지와 함께 벌금 10만 파운드(1억 8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이에 11월 24일 맨체스터 시티전으로 시작으로 풀럼, 본머스, 첼시, 사우스햄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전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한편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27분까지 약 72분간 활약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후반 중후반 티모 베르너와 교체돼 경기를 마무리했다.

손흥민이 나간 뒤 결승골이 터졌다. 신예 베리발의 데뷔골이다. 후반 41분 솔란케가 페널티박스에서 수비수와 볼 경합 후 왼편의 베리발에게 횡패스했다. 이를 베리발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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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벤탄쿠르(왼쪽)와 손흥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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