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오른쪽)과 이정후가 지난해 4월 8일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의 맞대결 때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
샌프란시스코 소식을 주로 다루는 미국 매체 어라운드 포그혼은 9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자유계약(FA) 시장에서 발 빠른 중앙 내야수를 영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하성의 차기 행선지로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은 샌프란시스코는 지난달 11일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30)와 7년 1억 8200만 달러(2664억원)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와 함께 샌프란시스코는 김하성의 행선지 후보에서 사라지는 듯 했지만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와 김하성은 너무도 잘 맞아 보이는 조합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시즌 유격수 자리에 커다란 아쉬움을 보였고 옛 동료 이정후의 팀인 동시에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을 완벽히 활용했던 밥 멜빈 감독이 머무는 팀이라는 점 등 김하성을 영입할 많은 후보군 중 단연 1순위로 꼽혔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샌프란시스코는 어깨 수술로 인해 변수가 생긴 김하성 대신 더 많은 돈을 들이더라도 확실한 자원인 아다메스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포스팅을 신청한 김혜성(26)까지 지난 4일 LA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182억원), 2년 옵션까지 포함하면 총액 2200만 달러(321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다저스 또한 김하성의 새 팀 후보로 손꼽혔던 팀이었다. 소문만 무성하고 현재까진 협상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는 나오지 않고 있다.
김하성의 수비 장면. /AFPBBNews=뉴스1 |
생각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이정후와 김하성이 주전으로 한 팀에서 뛰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 외에도 다저스와 맞대결을 펼칠 땐 김하성과 이정후, 김혜성에 오타니 쇼헤이 등 즐비한 슈퍼스타들의 활약까지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눈호강을 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로서도 이정후에 김하성까지 영입한다면 마케팅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매체는 아다메스가 있는 한 김하성이 유격수로 뛸 가능성에 대해선 낮게 보면서도 샌프란시스코행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하성의 다재다능한 능력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가 김하성을 통해 2루를 보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라운드 포그혼은 김하성과 이정후, 멜빈 감독과 특별한 관계에 대해 언급하며 "개인적인 관계 외에도 김하성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환영 받을 만한 기술을 갖고 있다"며 "중앙 내야수로서 매우 탄탄한 수비력을 갖추고 있고 2024년 22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인상적인 속도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수술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샌프란시스코에 너무도 완벽해 보였던 김하성 대신 한참 더 많은 돈을 투자해서 확실한 선택지 아다메스를 골랐던 이유이기도 하다. 매체는 "2025시즌 전반기 대부분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둘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복귀할 때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오히려 샌프란시스코가 다시 김하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시장에서 김하성의 가치가 예상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의 생각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김하성을 데려오면서도 위험 부담을 크게 떠안지 않아도 될 수 있다.
매체는 "김하성은 아직 팀과 계약하지 않았고 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그를 영입할 수 있다"며 "당연히 아마데스가 있는 팀에서 유격수를 맡을 수는 없지만 부상에서 복귀하면 과거에 경험이 있는 2루수를 맡을 수 있다. 타일러 피츠제럴드는 김하성 회복하는 동안 2루수를 대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의 타격 장면. /AFPBBNews=뉴스1 |
앞서 스토브리그 초반 버스터 포지 샌프란시스코 야구 운영 사장은 유격수 보강 필요성을 밝히며 "피츠제럴드가 작년에 유격수로 훌륭한 역할을 해냈다. 그가 필드 여러 곳에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즌 중 여러 포지션에서 동시에 뛰는 건 어렵다. 그가 장기적으로 2루수를 맡는 게 더 적합할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올 시즌은 2루에서 뛸 것으로 보였다.
김하성은 지난해 타율 0.233 11홈런 47타점 22도루 OPS 0.700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아웃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타격 기대감은 피츠제럴드가 더 높은 게 사실이다.
매체도 "이러한 움직임의 단점 하나는 피츠제럴드가 시즌 전반기에 선발 2루수로 정말 잘 활약할 경우"라며 "2024년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고 팀의 핵심 선수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할 경우 김하성이 부상에서 복귀할 때 다른 내야수들이 모두 건강하다면 그를 내보낼 곳이 없는 어색한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매체는 피츠제럴드가 2루에서도 안정적으로 활약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내보였다. "2루에서 김하성을 보험으로 두는 건 나쁜 전략이 아닐 수 있다"며 "피츠제럴드가 주전 2루수로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에 시즌 중반에 팀에 핵심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김하성을 두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제는 계약 조건이 부담스럽지 않았을 때이다. 매체는 "그가 어깨 부상 이후 여전히 예전처럼 활약할 수 있을지 보여줄 수 있도록 1년 계약을 제안할 수 있다"며 "그 다음 오프시즌에서 다시 FA로 시장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단년 계약 가능성을 제기했다.
매체는 "완벽한 선택은 아닐 수 있지만 그 선택은 어깨 부상으로 인한 특수한 상황임을 고려할 땐 김하성과 샌프란시스코 모두에 득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