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이소희 공백 '큰일 났네...' 했는데, 난세를 구한 소녀 등장! 데뷔 3년 만에 첫 선발→존재감 뿜뿜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1.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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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김민아(오른쪽).
팀의 앞선을 든든히 지켜주던 주전 2명이 빠졌지만, 부산 BNK 썸은 '잇몸'을 앞세워 이겼다. 특히 데뷔 3시즌 만에 처음으로 스타팅으로 나온 가드 김민아(21)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기게 됐다.

BNK는 9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4라운드 홈경기에서 68-59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2연승을 기록한 BNK는 시즌 전적 14승 4패(승률 0.772)가 되며 2위 우리은행과 2.5경기 차 선두를 지켰다.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한번도 놓치지 않고 있던 BNK는 후반기 들어 위기를 맞이했다. 바로 박혜진과 이소희, 두 국가대표 출신 가드들이 부상을 당한 것이다. 박혜진은 플레이 도중 발목을 다쳤고, 이소희는 고질병이던 족저근막염 때문에 전날(8일) 훈련에도 나오지 못했다.

두 선수는 올해 없어서는 안될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고향팀 BNK로 오면서 주장직을 맡은 박혜진은 이이지마 사키(33)와 함께 수비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이소희 역시 많은 활동량을 통해 공격에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즌 들어 처음으로 주전이 다친 상황이 BNK에는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경기 전 박정은 BNK 감독은 "모든 팀들이 장기레이스를 통해 고비를 겪고 있고, 우리 팀은 바로 지금이다"고 했다. 이어 "주축선수 2명이 갑자기 빠진 게 처음이다. 시즌 자체가 타이트하다보니 부상이 나온다"고 걱정했다.


이에 BNK는 식스맨 자원들을 중용할 뜻을 밝혔다. 이날 BNK는 안혜지-김민아-이이지마 사키-김소니아-박성진이 스타팅으로 나섰다. 특히 김민아의 경우 2022~23시즌 데뷔 후 53경기 만에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박성진과 김민아 외에도 변소정이나 심수현 등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박 감독은 "민아가 (이)소희 자리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있다. 집중해서 잘했으면 하는 생각이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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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박정은 감독(왼쪽)과 김민아. /사진=WKBL 제공
걱정은 기우였다. 백업 멤버들은 코트에 나와 상대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디. 신한은행은 공동 4위에 있었지만, 최근 상위권 싸움을 펼치던 삼성생명을 잡는 등 만만찮은 팀이었다. 특히 홍유순과 타니무라 리카가 버티는 골밑은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이들을 상대로 박성진과 변소정이 잘 버텨줬다. 전반에 10-21로 밀리던 리바운드 갯수도 경기 종료 시점에서는 오히려 34-28로 역전했다.

공격에서는 김민아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과감하게 골밑에서 돌파하며 자유투를 얻어냈고, 3점포까지 터져주면서 필요할 때 득점을 올려줬다. 물론 이날 사키(21점)와 김소니아(16점), 안혜지(14점)의 주전 삼각편대가 맹활약한 부분을 빼놓을 수 없지만, 백업 자원의 활약은 BNK에 승리를 안겨줬다.

이에 경기 후 박정은 감독은 "김민아나 박성진, 변소정이 부담이 됐을텐데도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면서 "한 발 더 뛰고 똘똘 뭉친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사키 역시 "박혜진과 이소희 선수가 없었는데도 어린 친구들이 잘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이날 17분 50초를 뛰며 7득점을 올린 김민아는 "언니들이 부상으로 빠져서 저희끼리 수비나 리바운드 등 궃은 일 더 열심히 참여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처음 선발로 나가며 많이 떨렸다고 고백한는 그는 "감독님도, 언니들도 (내가) 긴장하면 불안해하니까 차분하게 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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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김민아가 지난해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올해로 3년 차가 되는 김민아는 수원여고를 졸업하고 2022~23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순위로 BNK에 입단했다. 꾸준히 기회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1월 13일 하나원큐전(현 하나은행)에서 경합 도중 착지하면서 왼팔꿈치 인대 파열을 당하고 말았다.

6개월의 재활 과정을 거친 김민아는 7월 중순 코트에 나서는 등 빠른 회복을 거쳤고, 시즌 들어서는 식스맨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줬다. 그는 "너무 아쉽게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 빨리 복귀하고 싶어서 재활을 강하게 했다"며 "그만큼 재활이 빨리 잘 돼 팀이 빨리 복귀해서 비시즌 훈련 다 소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민아는 자신에 대해 설명하며 "장점은 3점슛 나쁘지 않고, 수비할 때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며 "공격할 때 적극적으로 돌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전 선수가 이탈하면 백업들에게는 기회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도 될 수 있다. 이소희는 시즌 중 "내가 못할 때 대체자는 거의 (김)민아였는데, 그 친구도 어린데 내가 못해서 나오면 엄청난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래도 김민아는 의연한 반응이었다. 그는 "저는 (이)소희 언니 백업이다. 소희 언니 공격력 좋지 않나. 언니들만큼 공격은 잘할 수 없어도, 수비나 궃은 일, 볼 없는 움직임 등에서 공백을 보이지 않게 하려고 했다"고 했다. 이어 변소정, 박성진 등과 얘기한 걸 언급하며 "저희끼리 '언니들이 빠졌으니까 걱정되지 않게 믿음직한 백업이 되자'고 얘기 많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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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김민아(왼쪽)가 3점슛을 성공한 후 박성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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