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또 경고' 아본단자의 작심발언 "다른 대우에 지치고 질렸다" [인천 현장인터뷰]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1.1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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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왼쪽)이 11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심판에 항의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지치고 질리는 감정이 생긴다."

마르첼로 아본단자(55) 인천 흥국생명 감독이 작심한 듯 이야기를 쏟아냈다. 자신에게만 유독 가혹하게 느껴지는 심판들의 행동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1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2-25, 25-21, 20-25, 25-23, 11-15)으로 패했다.

2연패에 빠졌지만 승점 1을 챙긴 건 불행 중 다행이었고 승점 45(15승 5패)로 2위 수원 현대건설(승점 43)과 차이를 근소하게나마 벌렸다.

경기 후 아본단자 감독은 패인에 대해 "5세트 범실이 컸다. 서브가 충분히 강하지 못했고 상대 리시브도 워낙 좋았다"며 "사이드 등에서 매끄럽지 못한 것도 있었다. 서브와 리시브가 가장 문제였다. 호흡 면에선 세 발 정도 후퇴한 것 같다. 이걸 잘 맞춰야 할 것 같다"고 돌아봤다.


패배에도 의연했다. 오히려 지난 경기에 비해 더 나아진 면이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도 내놨다. 그러나 경기 중 경고를 받았던 장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동안 쌓아뒀던 불만을 터뜨렸다.

아본단자 감독은 1세트 후반 마르타 마테이코의 블로킹이 상대 진영을 넘어가는 과정에서 안테나를 때리며 억울한 실점을 했는데, 이때 심판진에 거세게 항의를 하다가 경고를 받았다. 양 팀에서 모두 비디오 판독을 신청해 두 차례나 확인했지만 마테이코가 블로킹한 공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안테나에 맞은 것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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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본단자 감독(오른쪽)이 심판에 어필을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그럼에도 아본단자 감독은 좀처럼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했다. 결국 경고로까지 이어졌다. 단순히 결과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후에 심판과 얘기를 나눴지만 조금은 다른 감독들과 다르게 대하는 것에 대해 조금은 지친 것 같다"며 "많은 상황에 대해 요구를 하면 오는 대부분은 돌아오는 대답이 'NO'이다보니 더 지쳤다. 비디오 판독 콜을 할 자격이 있음에도 처음에 받은 대답은 NO,NO,NO였다. 그래서 (강하게 말하다보니) 경고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해 12월 17일 대전 정관장과 홈경기에서도 경고를 받았다. 당시에도 항의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고 이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날은 다니엘레 투리노 코치가 고희진 정관장 감독을 도발하는 듯한 행동을 해 논란이 일었던 날이기도 했다. 다니엘레 코치의 행동이 과도했던 건 사실이지만 당시 그 또한 같은 행동을 해도 아본단자 감독에게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다며 그 같은 행동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다르게 대하는 게 느껴지다보니 긴장을 하게 된다.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조금은 지치고 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탈리아인 특유의 커다란 제스처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도 있지만 아본단자 감독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나도 한국인의 문화나 특성을 존중한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손동작이 크다는 건 전 세계 사람들 누구라도 알고 있는 특성인데 그런 부분이 내가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부분이 스트레스가 되고 (팀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경기 후에 팬들이 판정에 대한 자료를 다시 올려주기도 하고 하는데 조금 더 눈을 뜨고 보고 잘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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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본단자 감독(오른쪽)의 요청에 비디오판독을 하기 위해 움직이는 심판.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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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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