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는 세터-말리는 감독' 19세 신인의 특급 스타성, 김다은 "공격 욕심 있죠"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1.12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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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신인 세터 김다은이 11일 흥국생명전 승리 후 MVP로 선정된 뒤 동료들의 물 세례를 받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공격 성공률과 효율 66.67%.

양 팀 통틀어 가장 돋보이는 공격 본능을 뽐낸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김천 한국도로공사의 신인 세터 김다은(19)이었다.


김다은은 1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흥국생명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방문경기에 선발 출전해 세터로 활약하면서도 블로킹 2득점 포함 6득점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1(25-22, 21-25, 25-20, 23-25, 15-1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10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의 지명을 받은 김다은은 이제 지난 10일 졸업식을 치렀을 만큼 아직 완전히 고교생 티를 벗지 못한 선수다. 그럼에도 프로 무대에서 벌써 20경기를 나섰고 나날이 발전하는 기량으로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이날도 주전 세터로 나선 김다은은 팀 승리를 도왔다. 도로공사는 메렐린 니콜로바(등록명 니콜로바)가 24점, 강소휘가 21점, 배유나도 15점 등으로 맹활약하며 선수 흥국생명을 다시 한 번 꺾었는데 김다은의 폭풍 성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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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를 준비하는 김다은. /사진=KOVO 제공
경기 후 김종민 감독은 "아직까지 (김)다은이가 결정적인 순간에 긴장도가 높다보니까 토스가 손에서 나가는 타이밍이 달라지는 게 있어 공격수들도 어려웠던 것 같다"면서도 "4라운드 들어 많이 성장한 게 보이는 것 같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나 세터로서 본연의 임무인 토스의 안정감이 커졌다. "손에서 나가는 타이밍이나 운영적인 측면에서 상대 타이밍을 빼앗는 느낌이 좋아진 것 같다"며 "다은이가 좋아지면 팀이 전체적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단 공격 패턴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에 상대가 오히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배구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되고 경험이 쌓여야 활약할 수 있는 세터가 데뷔 초반부터 주전으로 활약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김종민 감독도 "어린 세터를 처음부터 쓴 적이 거의 없었다. 염혜선이나 이다영 정도가 떠오른다"며 "지금 수준을 보면 앞으로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고 연구하느냐에 따라서 더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낸다.

더 흥미로운 건 단순히 세터의 임무에만 집중하는 게 아닌 허를 찌르는 공격을 펼치며 6득점이나 해냈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프로 최다 득점기록이었다. 김종민 감독은 "세터 공격 훈련을 따로 시키진 않았는데 오늘 하는 것을 보니 공격이 제일 좋더라"고 웃으며 "(공격하는 걸) 좋아하고 성격이 본인이 서브든 뭐든 하려고 하는 욕심이 많다. 어떻게 보면 쇼맨십이 강한 것 같다. 좋을 때도 있지만 독이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 주의를 많이 주고 자제하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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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은(왼쪽)이 팀 득점 후 니콜로바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이날 데뷔 후 첫 공식 경기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김다은은 중계방송 인터뷰에 앞서 선수들에게 축하 물벼락을 맞았다. "첫 팡팡(MVP) 된걸 축하해주면서 언니들이 물을 뿌려줬다. (첫 인터뷰가) 긴장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단 괜찮았다"는 김다은은 "어제 졸업식이었는데 못갔다. 아쉽지만 이겼으나 괜찮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감독의 칭찬과 지적처럼 스스로도 자신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 "전반기보다 더 안정적이 된 것 같긴 한데 아직 급한 부분도 많고 상황마다 해야 할 플레이가 많은데 아직 그런 걸 못하는 것 같다. 그래도 초반보단 많이 (호흡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자칫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김종민 감독은 김다은의 공격 본능을 자제시키고 있지만 상대가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는 분명한 무기가 될 수 있는 강점이기도 하다. 팬들에겐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스스로도 공격 욕심이 여전하다. 그만큼 뛰어난 능력으로 어린 시절부터 다재다능한 면모를 코트에서 많이 뽐내왔던 습관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이다. 김다은은 "고교 때는 더 자유로워서 그런 걸 잘했고 배워왔다"며 "여기는 프로이니까 수준차이도 나고 (상대도) 분석을 해서 잘 알고 있으니 자제하라고 하고 말씀 하신다. 욕심은 있다"고 밝혔다.

신인왕에 대한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같은 목표여상 출신이자 서울 GS칼텍스 아웃사이드 히터 이주아가 경쟁 상대다. "(이)주아랑 선의의 경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나만큼 욕심을 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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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친 김다은(오른쪽에서 2번째)이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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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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