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하는 이정후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하는 이정후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정후는 전날(13일) 오후 9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정후는 당초 12일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사태로 인해 출국 일자와 행선지 모두 변경했다. 기존 항공편의 경유지는 LA였지만, 선수의 안전을 위해 라스베이거스행 항공편으로 변경했다.
뉴스1, 뉴시스 등에 따르면 이정후는 출국에 앞서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 구단에서 훈련 스케줄을 제공했고, 트레이너도 한국에 와서 함께 훈련했다. 현재 몸 상태는 100%"라고 씩씩하게 이야기했다.
이정후는 재차 "몸 상태는 완벽하다"고 강조한 뒤 "시범경기의 경우, 감독님이 결정하면 그때부터 출전할 것 같다. 실내에서 그동안 타격 훈련을 하며 배팅 기계 공을 쳤는데, 이제는 야외에서 훈련하고 싶다. 그래서 미국으로 가는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도 이정후의 재활을 위해 정성을 다했다. 그는 "한국에서 트레이너가 매일 보고서를 작성해 구단으로 보냈다. 그러면 구단에서 스케줄을 보내줬다. 한국과 미국의 시간이 달랐지만, 제가 운동하는 시간에 맞춰서 잘 챙겨주셨다"며 구단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정후는 지난 2023년 12월 샌프란시스코와 1억 1300만 달러(한화 약 1666억 5000만원)에 계약한 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후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며 많은 이목을 끌었다. 시범경기부터 꾸준하게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출전하며 주전으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
그런 이정후에게 불운이 찾아온 건 바로 지난해 5월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였다. 당시 이정후는 1회초 수비를 펼치다가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2사 만루 위기에서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우중간 담장을 향해 뻗어나가는 타구를 낚아채려 몸을 담장 쪽으로 던졌으나, 펜스와 크게 충돌한 뒤 그 자리에 어깨를 움켜쥐며 쓰러졌다.
결국 이정후는 왼쪽 어깨 부위를 부여잡은 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트레이너와 통역, 팀 동료 외야수들을 비롯해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까지 이정후에게 다가와 상태를 살폈다. 하지만 이정후는 더 이상 뛸 수 없었다. 결국 이정후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이정후는 이날 출국을 앞두고 "첫해 다 못 보여준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인해 두 번째 시즌에 의욕이 있을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의욕을 잘 컨트롤해야 할 것 같다. 사실 다쳤을 때 이전에 파울 타구에 맞아 몇 경기를 못 나간 상태였다. 이어 처음 다시 나서는 날에 의욕이 생기는 게 느껴졌다. 그러다 다쳤기에 잘 컨트롤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정후가 회상한 대로 이미 이정후는 지난해 5월 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자신의 타구에 맞으며 왼발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어 3경기 연속 결장한 뒤 4경기 만에 출장했다. 어쩌면 의욕이 더욱 넘쳤을 상황. 결국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던지다가 불운의 부상 사고를 당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이제 이정후는 이런 의욕을 잘 다스려야겠다고 연신 다짐했다. 당장의 순간보다 더욱 길게 보겠다는 특별한 마음이 엿보이는 발언이었다.
이정후는 2024시즌 3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2루타 4개, 3루타 0개, 8타점 15득점 10볼넷 13삼진 2도루(3실패)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OPS(출루율+장타율) 0.641의 성적을 기록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하는 이정후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하는 이정후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매체는 "샌프란시스코가 윌리 아다메스(30·내야수)를 영입한 게 그들의 라인업 구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렇지만 샌프란시스코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흔들어 놓으려면 지난해 거물급 FA로 영입한 이정후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정후는 다치기 전까지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보여줬다.(Lee did show excellent contact skills before his injury)"고 극찬한 뒤 "헛스윙 비율은 9.6%였으며, 삼진을 당한 비율은 8.2%에 불과했다. 반면 스윙을 하면서 배트 중심에 공을 맞힌 비율은 37.1%에 달했다.(squaring up 37.1% of his swings)"고 치켜세웠다. MLB는 최근 배트 중심으로 공을 때려낸 비율을 측정하기 시작했는데, 이정후는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37.3%)와 큰 차이가 없어 시선을 끌었다.
이정후는 "지난해 짧은 시간에도 보여준 게 있기 때문에 그대로 평가받으면 되는 것이다. 그 안에서 좋다면 좋고, 나쁘다면 나쁜 게 있었을 것이다. 일단 그대로 갈 생각이다. 쉬면서 치는 걸 정말 많이 봤다. 타격에 있어서 뭐가 문제였는지 잘 파악했다. 겨울에 계속 훈련하고 있다. 우선 훈련을 열심히 해서 경기에 빨리 뛰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끝으로 이정후는 "일단 다치지 않고 한 시즌을 뛰고 싶다. 지난해 아쉬웠던 만큼 올해는 절치부심,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 팀도 포스트시즌에 가는 게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정후는 미국에 도착한 뒤 먼저 미국 현지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과 함께 훈련할 계획이다. 이어 25일께 샌프란시스코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하는 이정후(왼쪽)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아버지 이종범과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하는 이정후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공항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