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4억 절친의 극찬' 왜 야구에 박지성을 소환했나, 김혜성도 14일 美 출국 'LAD 캠프로 향한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1.1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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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뉴스1
"맨유 시절 박지성과 같은 선수다."

옛 동료이자 메이저리그(MLB) 선배인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김혜성(26·LA 다저스)을 표현한 말이다.


이정후는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스베이거스로 출국했다. 빅리그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5월 어깨 부상을 당해 조기 시즌아웃됐던 이정후는 하루라도 빨리 미국으로 떠나 훈련에 나서겠다는 계획으로 일찌감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정후는 김혜성에 대한 질문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야구판에 뜬금없이 '해버지(해외축구의 아버지)' 박지성을 끌고 올만큼 그를 표현할 가장 정확한 표현을 찾았다.

이정후와 김혜성은 더 없는 친구 사이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정후는 1차 지명, 김혜성은 2차 1라운드로 넥센 히어로즈(키움 전신) 유니폼을 입은 동기이자 동갑내기 친구이다. 7시즌 동안 동고동락하며 리그 내외야의 핵심 선수로 발돋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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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김혜성. 다저스는 입단 발표 후 구단 SNS에 올린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김혜성의 합성 사진을 올렸다. /사진=LA 다저스 SNS 갈무리
지난해 이정후가 먼저 포스팅을 신청했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1654억원)에 계약했다. KBO 통산 타율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정후는 일찌감치 MLB의 큰 관심을 받았고 아시아 야수 포스팅 1위 규모로 당당히 샌프란시스코에 입성했다.

김혜성도 지난 시즌을 앞두고 MLB 진출 도전 의사를 명확히했다. 정교한 타격 능력과 빅리그에서도 정상급 수준인 빠른 발, 2루수와 유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 등에서 많은 팀의 관심을 받았고 지난 4일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322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다저스 이적을 앞두고도 이정후의 조언을 받았다. 뉴스1에 따르면 이정후는 "(김)혜성이가 미국에 가기 전에 만났고 포스팅을 진행하면서도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이런저런 질문을 하면 내가 아는 부분은 다 이야기해 줬는데 결국 정말 좋은 결정을 했고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빅리그에서 김혜성과 마주하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이정후는 "함께 경기한다고 해도 경기 중엔 특별한 느낌을 받을 겨를이 없을 것 같다"며 "일단 같은 지구에서 경기하게 돼 감회가 새롭고 나 역시 똑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해 서로 힘내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신입생' 김혜성을 어떻게 소개하겠냐는 질문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박지성 같은 선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지성은 눈에 띄지 않아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며 팀 승리에 도움을 안겨다주는 선수로 '언성히어로'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화끈한 홈런 등 화려함은 없어도 묵묵히 수비에서 제 역할을 해내고 발 빠른 주자로서 루상을 달리며 득점을 쌓아 팀을 승리로 이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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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입단 동기인 김혜성(왼쪽)과 이정후.
이어 "실력적으로는 내가 뭐라 평가할 수 없을 만큼 이미 뛰어난 선수"라며 "어렸을 때부터 함께 뛰며 좋은 기억만 있는데, 미국에서도 함께 뛰게 돼 기쁘면서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다저스에서 주전 경쟁을 벌여나갈 김혜성의 역할도 이러한 부분이다. 오타니 쇼헤이, 프레디 프리먼, 무키 베츠 등 최우수선수(MVP) 트리오가 있는 상황에서 묵묵히 출루하고 달리며 KBO리그에서 보인 모습을 재현한다면 얼마든지 성공 가능성을 열려 있다.

이정후는 친구의 성공을 응원하면서도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의 라이벌팀인 만큼 팀 승리에 대한 양보는 없었다. "기록은 (김)혜성이가 하든 내가 하 누가 해도 기분이 좋으니까 상관없을 것 같다"며 "나는 일단 우리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 팀이 이기면 나는 기록이 좋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양 팀의 맞대결은 총 13차례 펼쳐진다. 오는 6월 14일 다저스타디움 원정에서 첫 3연전을 치르고 7월엔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12일부터 14일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다저스와 격돌한다. 가을야구를 코앞에 두고 지옥의 다시 6차례나 만난다.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19일부터 22일까지 4연전을 LA에서 치른다.

김혜성은 이날 오후 8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이정후와 마찬가지로 한 발 빨리 움직여 현지 적응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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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별한 사이를 보인 키움 시절 이정후(왼쪽)과 김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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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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