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모-이의리? 그래도 아직은 류양김! "목표는 200승" 본격 레이스가 펼쳐진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1.1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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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왼쪽부터), KIA 양현종, SSG 김광현. /사진=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SSG 랜더스 제공
"200승이 목표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두 거물은 은퇴 전까지 꼭 이루고 싶은 목표로 같은 이야기를 했다. KBO 역사상 단 한 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에 자신들의 이름을 아로새기고 싶다는 것이다.


류현진(38·한화 이글스)와 김광현(37·SSG 랜더스)는 최근 윤석민(39)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해 과거 한국야구를 짊어지던 국가대표 에이스 트리오로서 다양한 주제로 편안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 중 하나가 이들을 이어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김광현은 첫 번째로 안우진, 그 다음으로는 곽빈(두산)과 문동주(한화)를, 류현진은 안우진을 첫 손가락에 꼽았고 그 뒤로는 원태인(삼성)과 문동주를 택했다.

공교롭게도 모두 우완투수였다. 류현진과 김광현에 양현종(37·KIA 타이거즈)까지 한국 야구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좌완 트로이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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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커리어로만 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국내에서만 뛴 양현종은 513경기 2503⅔이닝을 소화하며 179승 118패 평균자책점(ERA) 3.83, 김광현은 387경기 2177⅔이닝 동안 170승 98패 ERA 3.33, 류현진은 218경기 1427⅓이닝 ERA 2.92를 기록하고 있다.

30대 후반의 이들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확실하게 치고 올라오는 좌투수를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김광현은 "왼손이 사실 (없다). 이의리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왼손이 (그만한 선수가) 있나"라고 고심했고 류현진도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쉽게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윤석민은 "아직도 김광현, 류현진, 양현종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류윤김'이라 불리며 한국 야구의 부흥기를 이끈 트리오로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리그에서 활약도 있지만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전성기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리그의 차세대 대표 좌투수를 떠올리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회 연속 조기 탈락 또한 이와 무관치 않다.

이들 외에 올 시즌 가장 돋보였던 좌완 선발은 손주영(27·LG 트윈스)으로 9승 10패 ERA 3.79로 활약했으나 올 시즌이 풀타임 첫해라는 점에서 아직 평가를 내리긴 섣부른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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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광현은 빠른 공을 뿌리는 이의리(23·KIA)를 떠올렸지만 제구 불안 등 아직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47승 ERA 3.68을 기록 중인 구창모(28·상무)는 가장 그들에게 근접한 것으로 보이는 완성도 높은 투구를 뽐내지만 이와 반비례하는 잦은 부상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결국 아직까지 '류양김'을 대체할 수 있는 좌투수를 찾기 힘들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들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11년간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마치고 한화에 복귀하며 8년 17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액 계약을 맺었다. 복귀 시즌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10승 8패 ERA 3.87로 건재함을 과시했고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더 끌어올린다.

김광현도 시즌 도중 침체기를 겪으며 ERA가 4.93까지 치고 올랐으나 결국 12승 10패로 잘 마무리했다. 양현종은 11승 5패 ERA 4.10을 기록했고 팀의 12번째 우승까지 이끌었다.

이들의 목표는 한 곳을 바라본다. 200승이다. 남은 선수 생활을 목표를 묻자 류현진은 "와 이건 생각해 본적이 없다"면서도 "(한미 통산) 200승이 다가오고 있다. 그것과 우승 반지를 끼고 싶다. 나는 딱 그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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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 /사진=SSG 랜더스 제공
김광현은 "나도 200승이다. 한미 통산말고 한국에서 200승이 목표"라며 "2년은 쉽지 않다. 3년 보고 있다.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미국에서 은퇴하고 싶었는데 구단(SSG)에서 복귀 제안을 하면서 '200승은 해야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200승 목표가 국내 복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MLB에서 챙긴 78승까지 한미 통산 186승을 챙겼다. 김광현은 빅리그 2시즌 10승 포함 180승, KBO에서만 170승, 양현종은 KBO 179승이다.

역대 통산 최다승의 주인공이자 유일하게 200승을 넘긴 건 210승을 차지한 한화의 전설 송진우(59) 세종 원스톤 감독이다. 200승, 나아가 송진우 감독의 기록을 넘어서기 위해선 체력 관리를 바탕으로 한 꾸준함이 필수적이다. 당장 올 시즌 20승을 달성하더라도 그 다음해 부상으로 쓰러지거나 갑자기 성적이 고꾸라져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이룰 수 있을 만한 건 대부분 달성해낸 전설의 좌완 트로이카지만 여전히 새로운 목표를 갖고 새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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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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