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긴장 하나도 안 됐다" 삼성에 이런 강심장이... 7년 만에 마침내 잠재력 만개했다 [대구 현장]

대구=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1.1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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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윤정빈이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프로 데뷔 7년 만에 마침내 1군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고, 가을야구에서도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윤정빈(26·삼성 라이온즈)이 희망을 안은 채 2025시즌을 준비한다.

윤정빈은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너무 재미있었고 신기했고,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부천고를 졸업하고 2018년 삼성에 2차 5라운드 전체 42순위로 지명받아 입단한 윤정빈은 2023년까지 1군에서 단 41경기 출전에 그쳤다.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전에서 드러내지 못했다. 프로 데뷔 첫해 퓨처스리그 69경기에서 타율 0.311을 기록할 정도로 재능을 보여줬지만, 이후로는 주춤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에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윤정빈은 개막 후 78일이 지난 6월 9일에야 1군에 콜업됐다. 이후 시즌 종료 때까지 1군에 남은 그는 69게임에 나와 타율 0.286(161타수 46안타), 7홈런 20타점 26득점, 출루율 0.378 장타율 0.453, OPS 0.831의 성적을 올렸다. 많은 기회를 얻은 건 아니지만, 그 속에서도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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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빈.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입단 후 7시즌 만에 마침내 1군에 자리를 잡은 윤정빈은 "그동안 긴 시간 힘들었지만, 결국에는 한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뭐가 됐든 하나의 이유로 자신감을 얻고, 그 하나로 계속 나갈 수 있다"며 "잘되면서 그동안 했던 힘들었던 것들이 잊혀지고, 지금 하고 있는 것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전과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윤정빈은 '플랜 B'를 언급했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 '시즌 들어가서 안 풀리면 토 탭으로 폼을 바꿔야지'라고 미리 생각했다. 초반에 잘 안 풀려서 그때 타격폼을 바꿨던 게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전략 수정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이전까지 하던 레그킥보다 토 탭으로 타격했던 시간이 더 길었기에 할 수 있었던 준비였다.

1군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윤정빈은 중요한 순간 활약을 펼치면서 '강심장'의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지난해 6월 25일 잠실 LG전에서 상대 선발 케이시 켈리의 퍼펙트 게임을 아웃카운트 3개를 남겨놓고 무산시키는 안타를 터트리며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당시를 떠올린 그는 "치고 나서는 너무 좋았는데, 켈리 선수가 안타를 맞고 아쉬워하는 걸 보면서 멋있고 존경스럽기도 하고, 약간의 미안함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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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윤정빈이 지난해 6월 25일 잠실 LG전에서 9회 초 케이시 켈리에게 중전안타를 터트리고 1루에 출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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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윤정빈이 지난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회 말 2루타를 터트리고 질주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또한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1회 말 1사 후 2루타를 터트리며 선취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개인 포스트시즌 첫 타석임에도 위축되지 않고 기량을 뽐냈다. 윤정빈은 "경기 전부터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해서 긴장은 하나도 안 됐다. 첫 타석부터 좋은 타구가 나오면서 긴장을 풀고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데뷔 첫 한국시리즈 출전은 윤정빈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그는 "너무 재밌었고, 플레이할 때 집중도가 정규시즌 때보다 더 올라갔다"며 "전투력이나 팀 사기도 더 올라갔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팀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구자욱(32)의 존재는 윤정빈에게 도움이 된다. 그는 "내가 말수가 없어서 많은 얘기는 아니지만, 한번 시작하면 오래 대화를 나눈다"며 "주로 타격 관련 얘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상으로 삼는 선수가 자욱이 형인데, 그런 선수가 '좋아졌다, 잘하고 있다'고 해주시니 정말 날아갈 것 같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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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빈.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제 2024시즌은 지나간 시간이 됐다. 윤정빈은 지난해의 활약을 이어가기 위해 겨우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12월에 열흘 정도 쉬고나서 몸을 잘 만들고, 1월부터는 기술훈련을 하며 캠프를 잘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윤정빈의 목표는 수비 안정화와 정교한 타격이다. 그는 "외부에서 '수비에서의 모습이 불안하다'고 말씀하신다. 난 괜찮은데, 영상을 보면 투박하더라"며 "보는 사람 입장에서 편안한 수비를 하려고 준비하겠다"고 했다. 또한 타격에서는 "파워나 타구 스피드는 자신있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건 정확성이다"고 말하며 "정확하게 치다 보면 좋은 타구가 나올 것이다"고 밝혔다.

매년 목표를 세우고 시즌에 들어간다는 윤정빈. 그는 "올해는 100경기 이상 출전하고 싶다. 3할 이상의 타율과 17개 이상 홈런을 목표로 잡아두고 있다"며 올 시즌 구체적인 수치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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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빈.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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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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