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재.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황동재는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한국시리즈 선발은) 어릴 적부터 꿈이었다. 훨씬 재밌긴 재밌어서 더 잘해서 올라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으로 대구에서 초등학교(율하초)부터 고등학교(경북고)까지 나온 황동재는 2020년 삼성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당시 구단이 계약금 2억 3000만 원을 안겨줄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첫해 1군 1경기 등판 후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다음 시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후 황동재는 2022년 복귀했지만 2시즌 동안 1군 23경기에서 1승 8패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6월 말에야 1군 무대에 올라왔지만, 이후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첫 등판이었던 6월 30일 수원 KT전 더블헤더 2차전에서 5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고, 8월 중순부터 선발진에 들어와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3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이런 활약 속에 황동재는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전격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대투수' 양현종과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았지만, 황동재는 ⅔이닝 5피안타 1볼넷 5실점의 성적을 거둔 채 역대 3번째 한국시리즈 1회 강판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팀도 1승 4패에 그치며 10년 만의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삼성 황동재가 2024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회 말 강판되고 있다. |
그래도 가을야구를 경험한 건 황동재에게 소득이 됐다. 그는 "큰 무대를 경험해보는 게 꿈이었다. 왜 다들 1등을 하려고 하는지 느꼈다"면서 "그래서 올해도 더 높이 올라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특히 2010년대 초반 '삼성 왕조' 시절 야구를 보며 자라온 황동재에게는 삼성 소속으로 한국시리즈 선발로 나간 건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며 "한국시리즈에서 야구하는 게 훨씬 재밌더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승부에서는 냉정해야 되는데,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는 게 아쉬웠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시즌 전 외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인 삼성이었다. 황동재는 "우리끼리는 하위권이라고 예상하지도 않았다. 무조건 올라갈 것이라 생각했다"며 "2023년보다 마이너스된 게 없고 플러스 요인이 많았는데 몰라봐주셔서 좋은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2024시즌 값진 경험을 한 황동재는 이제 다가올 한해를 위해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달 3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야구 전문 프로그램 시설인 CSP (Cressey Sports Performance)에 내야수 이재현과 함께 참가해 3주간 훈련을 마친 뒤 같은 달 23일 귀국했다. 황동재는 "미국에서 배웠던 것들을 접목하면서 공도 던지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아리엘 후라도(29)와 최원태(28)를 영입하면서 기존의 원태인(25), 데니 레예스(29)와 함께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이에 황동재는 이종열 단장에게 "팀에 보탬이 된다면 어느 보직이든 상관 없다"고 당차게 말했다고 한다. 그는 "불펜이 어색하지 않고, 도움이 된다면 뭐든 못하겠나"라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
삼성 황동재가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